“참신한 사업아이템과 신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업보육(BI) 전문 매니저입니다. BI를 위한 사업공간 제공 등 양적인 팽창은 이제 충분하다고 보고 앞으로는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대구경북창업보육센터 협의회의 조봉진 회장(56·계명대 교수)은 “BI사업의 성패는 전문지식을 지닌 BI 매니저를 길러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청의 창업보육사업 초기인 지난 98년부터 줄곧 계명대 창업보육센터를 이끌어온 조 회장은 창업보육에 있어서만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다.
“각 대학에 BI센터가 설립된 초기에는 BI가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하나씩 배우면서 체계가 잡힌 거지요.”
그래서인지 지난 몇년간을 거쳐오며 느낀 조 회장의 BI 철학은 전문인력을 양성해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창업, 기술, 법률, 마케팅과 관련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이에 따라 우선 협의회가 추진하는 사업중 매니저 교육에 무게 중심을 둔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2차례씩 대구경북지역 창업보육센터 소장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BI매니저 워크숍을 개최해 왔다.
“교수가 BI센터 소장을 맡다보니 BI에 대한 애착 및 전문성 없이 자리만 채우다 가기 일쑤”라며 본인 스스로도 교수 겸 BI센터장이지만 이런 형태의 BI센터가 가진 문제점을 솔직하게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현재 단기간 자리만 채우다 보직을 찾아떠나는 BI센터장의 임기를 더 늘리고 대학도 BI센터가 학생들이 기업을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 된다는 점을 인식, BI센터장의 역량개발에 적극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외국의 사례를 모델로 제시했다. “미 위스콘신 메디슨에 위치한 위스콘신대학은 교수의 연구개발과 기업발굴, 사업화, 특허 및 라이선싱, 산학협력 등이 기능적으로 잘 분화돼 톱니바퀴처럼 돌아갑니다. 또 보스턴의 벱슨칼리지의 경우 BI 및 경영자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벤처대학의 표본입니다.”
대구경북지역 35개 창업보육센터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올해도 다양한 사업을 준비중이다. 우선 협의회차원에서 입주업체들에 기술과 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풀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의 BI기관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BI사업의 방향 설정을 위해 협의회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개발키로 했다.
그는 “각 BI센터에 입주한 업체들을 위해 대구경북지역 협의회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