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무선랜의 산업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올들어 통신사업자와 기업들이 무선랜 도입에 본격 나서면서 무선랜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됐으나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최저가입찰제를 통해 장비가격의 인하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삼성전기 등 대기업들의 공세로 그동안 무선랜장비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면서 무선랜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온 중소 벤처기업들이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크로웨이브와 써니벨테크놀로지, 아이피원 등 주요 무선랜장비 생산업체들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생산원가의 절감을 위해 OEM방식으로 대만업체로부터 수입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국내 무선랜 장비산업기반이 무너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들 중소업체는 저가경쟁으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투자마저 크게 줄이고 있어 무선랜산업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진입하기도 전에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업체들은 퇴출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크로웨이브는 그동안 국내 장비제조업체를 통해 무선랜장비를 생산해왔으나 최근 들어 대만업체로부터 장비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대만업체로부터 일부 장비를 공급받아온 써니벌테크놀로지는 대만산 장비도입 물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피원도 대만산장비를 채용할 경우 커스터마이징에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비가격을 맞추기 위해 원가절감차원에서 대만산장비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최저입찰제를 통해 무선랜장비의 도입가격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고 최근에는 기업용 무선랜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 장비업체들을 고사위기로 몰고 있어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가격이 싼 대만산 장비의 도입에 나서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KT의 무선랜장비 도입을 위한 입찰에서 대기업들이 통신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장비공급가격을 원가수준 이하로 낮춤에 따라 중소 장비업체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사업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