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용 EPR 솔루션 수요 공략 주도권 경쟁 불붙었다

 연매출 300억∼3000억원인 국내 중견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시장을 놓고 토종과 외산이 격돌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기업인 오라클과 SAP가 대기업용 ERP 시장을, 국내 전문업체들이 매출 300억원 이하 중소기업용 ERP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각자의 영역이 수요포화 상태에 근접하면서 틈새시장인 매출 300억∼3000억원대 중견기업 시장으로 공급처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종결 이후의 매출증대를 위해 중견기업용 ERP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전문업체들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시장을 둘러싼 토종과 외산 ERP 솔루션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은 지난해부터 컨설팅·교육·기술지원을 통합해 저렴한 비용에 제공하는 중견·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인 ‘오라클 패스트포워드’를 내세워 4월말 현재 한글과컴퓨터, 전북대병원, 기술신용보증기금, 영실업, 제이텔, 우리조명, 희성정밀, 넥슨 등 25개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최근 전문영업팀을 신설하고 에이폴스·넷서버·한화SNC 등 20개 전문협력사를 가동하는 등 내년까지 40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중견기업 ERP 공급처 확산 2단계 전략을 마련했다.

 SAP코리아(대표 최승억)도 지난 3월 중견·중소기업비즈니스(SMB) 사업강화를 위해 전담부서(SME사업부)를 신설하는 한편 ‘스마트 비즈니스 솔루션’을 발표하고 아주산업, 한단정보통신 등 13개 중견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까지 연간 매출 2000억원 미만의 중견·중소기업을 목표로 해 스마트 비즈니스 솔루션 한국화작업을 마치고 시장공략을 한층 강화, 연말까지 전기·전자·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40개 신규 레퍼런스 사이트를 추가할 계획이다.

 토종기업 중에서는 영림원소프트랩과 소프트파워가 중견기업용 ERP 시장개척의 선두에 섰다.

 소프트파워(대표 김길웅)는 연매출 3000억원대 중견기업에 적합한 ERP인 ‘탑엔터프라이즈’를 동서석유화학, 하나로통신, 웅진코웨이개발에 잇따라 공급했다. 이 회사는 매출 300억원 안팎의 중소기업용 ERP 시장이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토종기업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중견기업용 ERP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롯데정보를 통해 롯데제과 ERP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중견기업용 ERP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 회사는 수익 위주의 ERP 영업을 전개함으로써 롯데그룹 전 계열사를 비롯한 중견기업군에서 ‘K.시스템’ 레퍼런스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