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주변기기>고성능 신형 칩세트 봇물

 ‘고성능 신형 칩세트로 비수기 PC시장을 돌파하라.’

 최근 인텔이 시스템버스(Front Side Bus) 속도를 533㎒로 향상시킨 2.53, 2.40, 2.26㎓급 펜티엄4 프로세서 3종과 이를 지원하는 i845E, i845G 등의 고성능 칩세트를 발표함에 따라 침체된 메인보드 시장에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메인보드업체들은 올 1분기 별다른 신제품이 없어 소비자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웠다. 또 3월 이후 PC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며 매출이 크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부품 가격이 하락하는 등 매출 감소와 마진율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침체국면의 탈출구로 이달 인텔이 내놓은 신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FSB(Front Side Bus)가 400㎒에서 533㎒로 향상된 신형 노스우드B 계열의 CPU와 칩세트가 출시됨에 따라 고성능 제품을 찾는 파워유저들의 구매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들 제품은 보급형 프로세서와 칩세트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것이 단점이나 고성능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침체된 수요를 되살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 상승하던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PC 부품 시장 회복의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경우, PC 업그레이드의 주 대상이 되는 CPU, 메인보드 등의 수요도 덩달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메모리가격이 급락,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16일 인텔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셀러론 1.7기가의 제품을 저가에 출시한 것도 그동안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PC방, 기업 등의 업그레이드 수요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셀러론 1.7기가 CPU는 기존 셀러론 제품이 펜티엄Ⅲ 기반이었던 것과 달리 모든 공정이 펜티엄4 기반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FSB도 400㎒로 높아져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특히 성능은 향상되면서도 가격은 기존 동급 펜티엄4 제품에 비해 9만원 이상 저렴해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 PC 수요 진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신형 칩세트와 CPU 등의 출시로 수요 진작의 호기를 맞은 유니텍전자·엠에스디·슈마일렉트론·제이씨현시스템·에스티컴퓨터 등의 메인보드 업체들은 대만에서 OEM형식으로 들여오는 신형 주기판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시장이 인텔의 845D 칩세트를 적용한 제품 위주로 전개된 반면 이달부터는 후속모델인 845E 위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슈마일렉트론은 지난 17일부터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i845E 칩세트를 탑재한 제품인 ‘SUPERIOR 4VDA’을 출시하고 본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또 유니텍전자·엠에스디·제이씨현 등도 샘플 테스트를 마치고 20일 이후 845E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메인보드 업체들은 그래픽 기능을 칩 형태로 내장하고 있는 845G 칩세트를 탑재한 주기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845G 칩세트는 지포스2급의 그래픽 카드 성능을 보이는 칩이 메인보드에 내장돼 있어 시스템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PC가격에 민감한 중견 PC업체들을 중심으로 채택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OEM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인텔칩세트가 파워유저를 대상으로 한 고가 주기판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라면 비아나 SIS의 칩세트를 탑재한 제품들도 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지속 출시된다.

 특히 이들 제품은 인텔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DDR메모리 지원 등에서도 인텔에 비해 한단계 앞서 나가고 있어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또 메인보드 업체들은 최근 주기판의 종류가 CPU, 칩세트, 메모리별로 다양해짐에 따라 주기판의 각종 부가 기능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시킨 제품을 출시하는 다변화 전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일부 품목의 대량 주문을 통해 제품의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재고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판매 체제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유니텍전자 등의 주기판업체들은 하나의 칩세트를 사용한 제품이라도 풀스펙의 제품과 랜카드, 레이드 등의 부가기능을 제외해 가격을 낮춘 제품을 구별해 출시하는 등 기능을 차별화시킨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엠에스디는 소호·오피스 시장, 조립사용자, 고급파워유저 등 각 수요층에 맞는 특화 제품들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파워유저들에게는 i845E칩세트를 사용한 고성능 제품을, 오피스 시장을 위해서는 그래픽 내장형 통합메인보드를, 조립PC 사용자를 겨냥해서는 저렴한 비아칩세트와 확장이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등 특화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달 선보인 인텔의 신형 칩세트인 i845E, i845G부터 사우스브릿지에 ICH4 칩세트를 사용해 고속 인터페이스인 USB(Universal Serial Bus) 2.0을 공식 지원함에 따라 외장형 저장장치, 스캐너 등 USB2.0을 지원하는 주변기기가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대해 메인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신형 CPU와 칩세트 발표로 그동안 침체된 주기판 시장에도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며 “특히 6월, 7월 여름방학 시즌과 함게 ‘워크래프트3’ 등 고성능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출시되면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대거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