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디지텍 "NEC 국내지사 약속어음 대금 지급 않는다" 지급 이행소송 제기

 NEC컴퓨터코리아가 현대지디텍을 통해 노트북PC를 우회수입한 후 총판사인 정원데이터시스템을 통해 국내에 시판해놓고 정원데이터시스템이 부도나자 현대디지텍에 제품수입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디지텍(대표 여문구 http://www.hdigitech.com)은 NEC컴퓨터코리아를 상대로 지난 9일 약속어음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압류 조처 및 약속어음 지급 이행 소송을 제기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디지텍은 이와 관련, “NEC컴퓨터코리아측이 지난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이 회사의 국내 총판 대행업체인 정원데이터시스템을 대신해 현대디지텍이 중간에서 신용장을 개설해줄 것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며 “수입대행한 제품을 정원데이터시스템에 공급하면서 12억4000만원의 약속어음을 받았으며 당시 NEC컴퓨터코리아가 이 어음에 배서를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디지텍은 “지난 3월 18일 정원데이터시스템이 부도나자 NEC컴퓨터코리아측에 대금을 대신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디지텍은 지난 1월과 2월 외환은행 국제전자상가지점에서 L/C를 개설했으며 이 지점에서는 지난 3월과 4월 현대디지텍으로부터 수입물품 대금을 회수해갔다.

 현대디지텍측은 “NEC컴퓨터코리아에서는 약속어음에 배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회사 차원이 아니라 정철 전 지사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상상하지도 못했으나 당하고 보니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NEC컴퓨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 지사장이 배서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아태지역 본사인 말레이시아에서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어 NEC컴퓨터코리아에서는 입장표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철 전 지사장은 “이미 떠난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NEC는 일본내 PC 판매 1위 업체로 전세계에서 PC를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이며 현대디지텍은 현대큐리텔, 현대멀티캡 등 구 현대전자 계열 전자회사의 AS대행 업체로 지난해 8월 NEC컴퓨터코리아와 컴퓨터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