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공급망관리(SCM)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등 내부 시스템 정비에 주력해온 상사들이 이제부터는 외부접점 강화를 위해 SCM 구축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배경과 방침=지난해 일부 사업부단위로 SCM구축에 나선 SK글로벌과 삼성물산은 올들어 이를 사업부 전체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사는 지금까지 홍보위주로 운영해온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 국내외 협력사들과의 생산계획 공유, 수발주 업무 등 SCM 기능을 대거 포함시키기로 했다. 코오롱상사도 분사한 FNC코오롱을 통해 내수의류부문 하청공장 생산라인과 원부자재 공급을 지원하는 SCM 구축을 추진중이다.
종합상사 SCM의 기본방침은 △실시간 정보공유에 의한 시간·비용절약 △정보공유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확대 △서플라이어와의 정보공유를 통한 파트너십 제고 등 타업종 기업들의 SCM 추진배경과 동일하다. 그러나 다양한 사업부문, 복잡한 내부조직을 지닌 구조적 특성상 통합 SCM보다는 각 사업부문별 SCM 구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왜 SCM인가=최근 산업에 부는 e비즈니스 트렌드는 ‘외부와의 접점 만들기’다. 고객사·협력사들과 주문, 수주, 생산, 납기 등의 과정을 시스템 차원에서 상호 인터페이스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이를 생산공정에 즉시 반영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수출·입하는 상사의 경우 외적인 요소에 따라 급변하는 수출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 거래처와의 전략적 공급망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추진현황=종합상사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SCM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SK글로벌이다. SK글로벌은 총 7개 사업부문에 걸친 개별 SCM 도입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직물부문 SCM인 ‘SK탑스’를 지난해 개통하고 현재 50개 서플라이어와의 거래를 구현중이다. 탑스는 제직업체, 가공업체, 나염업체 등 국내 서플라이어와의 주문정보, 인콰이어리, 상품정보를 교환하며 해외지사 및 바이어, 선사와도 무역 전과정의 정보를 공유한다.
SK글로벌은 이밖에 의류, 생활사업본부 등의 SCM도 구축완료해 서플라이어와의 상품, 마케팅 등을 네트워크 상에서 실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에너지, 화학, 철강부문의 SCM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부문별 SCM 구축을 기본계획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미디어부문 브랜드제품 사업부 SCM인 미디어SCM(http://www.mediascm.com)을 완성해 CDR, DVD 등의 공급망관리를 웹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세계 현지 거래선이 SCM 내에서 판매예측을 하면 자동으로 생산물량계산서, 생산요청서 등이 전자문서교환(EDI)으로 각 공장에 제공된다. 삼성물산은 나머지 4개 부문도 웹EDI 기반의 SCM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개사로 나눠진 코오롱은 최근 완료된 그룹차원의 e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 결과에 따라 ERP와 함께 내수의류부문(FNC코오롱)의 SCM을 구축하고 있다. 우선 하청업체 생산라인과 원부자재 공급을 시작으로 해외 의류부문의 SCM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상사는 오는 7월 말까지 신규 웹사이트 개편을 통해 커머스와 협력사 관리기능을 가미한 신경영시스템을 완성한다. 웹사이트에서 서플라이어들의 주문, 요구사항 등을 관리하고 EDI로 발주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