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벤처기업의 73% 정도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벤처캐피털의 지원 등 각종 인프라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등 벤처기업의 수도권 편중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총 1만1058개 벤처기업 중 73.2%에 해당하는 8095개사가 서울(5115개사)을 포함한 수도권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전체 중소사업체(45.1%) 또는 제조업 부문 중소사업체(57.1%)의 지역별 분포와 비교해 볼 때 벤처기업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음을 나타낸다.
벤처기업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99년 6월 66.6%에서 2000년 6월 70%를 돌파한데 이어 2001년 8월 이후 73%를 넘어서는 등 추세적으로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의 투자·융자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지방 벤처기업들이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 2000년말 현재 창업투자회사 및 조합의 투·융자 잔액 약 3조원 중 수도권 지역의 비중은 서울(64.3%)을 포함해 84%를 넘어섰으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돼 2001년에는 88%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수혜비율도 수도권 지역의 경우 26.8%인 반면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우 12.8%에 불과하는 등 지역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
주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의 지역적 편중현상은 지방 벤처기업의 경영여건 개선을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여건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