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 제패에 성공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들이 최근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TFT LCD 시장에 탄력 대응하고, 일본·대만 등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5세대 라인을 경쟁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다음달중 월 3만개 규모의 1단계(페이즈1) 5세대 TFT LCD 라인(기판사이즈 1000×1200㎜)을 가동하는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삼성전자의 5세대 라인(1100×1250㎜) 조기 가동에 대응, 월 3만개 규모의 ‘페이즈2’를 9∼10월께 가동키로 한 데 이어 페이즈 3·4까지의 설비구축을 조기에 완료키로 했다.
LG필립스는 이를 위해 ‘익스텐션 프로젝트’라는 5세대 TFT LCD 라인 추가 투자계획을 최근 확정했으며 이달중 각각 월 3만개 규모의 페이즈 3·4 관련 설비 발주에 들어가 연내 라인셋업을 완료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말이나 2분기 초에 페이즈 1∼4가 풀가동하게 되면 LG의 5세대 생산능력은 월 총 12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가 이달중 장비 발주에 들어가면 연말께 장비가 입고되고 이후 3개월간 라인구축, 시험가동, 주력 생산제품 계획 확정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 말께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는 특히 생산성을 고려, 페이즈 3과 4의 기판사이즈를 삼성과 같은 크기로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지난해와 올해 확보한 6조원 가량의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5세대 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투자방안을 수립중이다.
삼성은 이에 따라 9∼10월 가동되는 페이즈1에 이어 페이즈2 설비를 연말께 입고해 내년 1분기에 가동, 우선 월 총 6만개 규모의 5세대 TFT LCD 라인을 확보하고 곧바로 확장 투자에 나서 내년 하반기께 부동의 1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CD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5세대 추가 투자계획은 오는 9월 장비발주, 내년 3월 입고, 내년 하반기 양산 등의 스케줄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로선 페이즈3을 월 6만개로 진행, 총 12만개 체제로 갈지 페이즈 3·4를 순차적으로 투자, 6만개로 맞출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10.4인치급 이상 중대형 TFT LCD 시장을 놓고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5세대 투자 시점에 따라 순위가 역전될 수 있어 물밑 신경전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경쟁은 세계 TFT LCD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세대 TFT LCD 라인이란 기존 4세대 라인에 비해 2배 이상의 LCD패널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제조라인으로 한번에 14인치 LCD 16개, 15인치는 12∼15개, 17인치는 9∼12개, 18인치는 9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