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른 SK텔레콤 뜰까

‘통신업계의 쇼크’로 받아들여지는 SK텔레콤의 KT 최대주주 부상을 놓고 증시 반응은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교차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향후 주가 움직임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SK텔레콤의 KT경영권 행사 여부 등이 아직은 미지수로 남아있지만 증시에선 ‘SK텔레콤측의 비수익성 투자’라는 측면보다는 ‘KT 보유 SK텔레콤 지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점’을 더욱 평가하는 분위기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단기적 부담이라고 해봐야 비교적 큰 자금을 묶어두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압박감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며 “자사주 매물 압박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KT의 유선부문을 활용한 KTF 지원 등을 견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대 급부가 더 크다”고 말했다.

 반 연구원은 또 “당장은 외국인 등이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어차피 통신사업 이외에 돈을 쏟아부은 것도 아니고 궁극적으로는 KT지분의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시각 교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SK텔레콤의 단기적인 조정을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희망적인 견해를 내놓는 것은 SK텔레콤의 안정적인 펀드멘털 때문이다.

 진영완 한화증권 연구원은 “2조원이 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에 SK텔레콤의 강점이 있다”며 “차입으로 일시적 주가조정을 거치기는 하겠지만 월드컵 등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등으로 충분히 상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인 동양증권 연구원도 “SK텔레콤이 삼성 등에 KT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막았지만 불투명한 비수익 재원을 대규모로 가져간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며 “긍정론과 부정론의 줄다리기속에 주가가 형성되겠지만 일단은 긍정적 측면에 더 무게가 실릴 전망”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자사주 매물 압박이 KT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SK(주), SK글로벌 등 계열사의 영향이 클 수도 있다며 ‘KT지분 인수를 통한 매각 저지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KT에 지분 맞교환 카드를 내밀었지만 KT측으로는 이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데 반해 SK텔레콤은 2조원 이상의 자금을 먼저 투자하고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는 SK텔레콤에 지극히 불리한 조건이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개장과 함께 부정적 여론이 급속히 퍼지면서 한때 26만9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장중 낙폭을 줄이며 전날보다 0.18% 떨어진 27만5500원으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SK텔레콤 주가도 부정적 요인이 장내 공방을 통해 상당부분 희석되면서 보합선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