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30)ICU 시스템집적기술연구소

 시스템온칩(SoC)은 기존 여러 개의 칩이 수행하던 기능을 하나의 칩에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기술개발이 급진전하면서 통합칩에 대한 기술을 누가 더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고부가가치 첨단기술 분야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고의 SoC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 개발의 기치를 내걸고 5명의 교수와 40여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의 시스템집적기술연구소(SITI·소장 박신종 교수)가 이 분야의 선두그룹이다.

 이곳에서는 SoC 중에서도 ‘무선통신 SoC’에 공을 들이며 여러 개로 묶인 시스템을 하나의 칩 위에서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온칩(NoC)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무선통신 SoC의 특성화 작업에 나선 SITI는 단말기의 초경량·초소형·초저전력화에 연구 방향을 맞추고 IMT2000의 글로벌 로밍과 기존 장비의 호환, 기존 SoC와 달리 채널 적응성이 뛰어난 소프트웨어 라디오 타입의 SDR SoC 개발(3세대)을 지난해 마무리하고 NoC 개념 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RF·아날로그·디지털 IC의 원칩화, SoC 플랫폼 개념을 동비한 시스템 구현, 주요 기능의 IP화를 통한 개발기간 단축이 가능하도록 회원기업의 연구소를 SITI에 유치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등 정부·기업 및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SoC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개발인력 양성을 위해 IT SoC캠퍼스와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그동안 D램 위주의 메모리산업이 발전해옴에 따라 비메모리 중심의 SoC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현실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산업이 비메모리 분야로 영역 확대를 도모하면서 비메모리의 핵심으로 떠오른 SoC 분야 기술 개발을 주도해나갈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관련 교육체제가 미흡해 핵심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SITI는 이런 현실 타개를 위해 지난해 설립된 ICU 부설연구소로 전자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계 솔루션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 멘토그래픽스로부터 최근 500만달러 상당의 최신 SoC 에뮬레이터인 셀라로시스템을 기증받는 등 해외 공조체제도 강화하고 있다.

 대학 1년생부터 과를 없애고 트랙제로 운영하고 있는 SITI는 학부 커리큘럼을 SoC 전문인력 양성에 적합하도록 수직적으로 편성, 산업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즉각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특화된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멘토사가 최신 SoC 에뮬레이터를 대학에 팔거나 기증한 일이 없습니다. 더욱이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의 ICU에 유일하게 협력연구실을 세운 것도 전례가 없습니다. 그만큼 ICU의 교육시스템과 기술력을 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술에 관한 한 자신있다는 박신종 소장의 말이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반도체 시설 및 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SoC밖에 없다”며 “수년 내 NoC 기술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