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인터넷쇼핑몰·TV홈쇼핑 등 신유통 채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전 메이커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메이커가 기세등등한 신유통점에 맞서 꺼내 든 ‘히든카드’는 디지털 제품의 라인업과 매장 대형화, 애프터서비스 망의 확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야전군’ 격인 자체 직영 유통망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를 크게 늘리는 한편 이들 매장을 ‘디지털 가전 원스톱 쇼핑센터’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주요 가전 메이커가 이처럼 직영점을 강화하는 것은 할인점을 비롯, 전자 전문몰이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서고 온라인 쇼핑몰이 득세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직영점이 다른 유통점과 비교해 별 다른 차별성이 없어 점차 직영점의 위상이 약해지고 있다는 절박함도 한몫했다.
특히 대우전자가 자체 유통망을 하이마트에 전적으로 의존해 오다가 양측의 갈등으로 하이마트가 대우 브랜드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직영 판매회사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 2월 대형 전문점 하이프라자를 흡수통합한 이후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고 있다. 200여개의 매장수를 올해 안에 300개까지 늘리고 100평 이상의 대형 평수로 확장키로 했다.
신규 매장의 경우 200∼300평의 전용 면적을 확보해 소형 가전에서 대형, 디지털 가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전제품을 전시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장 직원을 판매와 서비스뿐 아니라 가전제품에 관한 모든 전문 지식을 갖춘 ‘구매 도우미’로 전문화해 다른 유통점과의 차별화도 모색키로 했다.
이경지 하이프라자 사장은 “직영점이 일반 대리점이나 할인점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차별화밖에 없다”며 “매장을 대형화하고 서비스와 제품 구색에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영업사업부 간부급 인력을 리빙프라자에 전진 배치, 판매회사의 인력 개편을 통해 영업 능력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 지난 2000년까지 200개에 불과하던 매장수를 올해 300개로 늘리고 시장 대응력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매장 역시 대형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고급스런 이미지로 바꾸고 디지털 가전 위주로 매출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서비스와 교육장, 매장을 동시에 갖추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파워센터’를 대리점 공백 지역, 신도시 등 신상권을 중심으로 계속적으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리빙프라자의 50%에 달하는 파워센터를 올해 70%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리빙프라자 측은 “삼성과 LG를 포함해 직영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전체의 30%”라며 “공격적인 출점 전략과 고급 디지털 가전 위주로 마케팅에 나선다면 올해 40%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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