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유전자의 기능을 대량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바이오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1세기프런티어사업단인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최양도)의 안진흥(포항공대) 교수팀은 벼의 유전자 기능을 대량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전자 묶음인 DNA 풀(pool)을 구축, 매년 1만개의 벼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DNA 풀 방법은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데 중요하게 이용할 돌연변이체를 신속히 선발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로 다른 식물이나 동물에서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는 데 이용되고 있으나 그동안 벼에서는 개발되지 않아 벼 유전자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안 교수팀은 유전자 이식방법을 사용해 벼의 유전체에 무작위로 인위적인 표지를 삽입, 대단위로 돌연변이체를 생산한 후 이를 50개 단위로 묶어 DNA를 추출해 400개의 풀을 얻어냈다. 이어 평균 10개의 풀을 섞어 40개의 DNA 슈퍼풀을 만들었다.
이번에 구축한 유전자 풀을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쉽게 알 수 있어 병충해나 가뭄·추위 등에 잘 견디는 신품종 개발이나 맛 좋고 영양가가 높은 쌀을 생산하는 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진홍 교수는 “이미 국내 6개 실험실과 해외 2개 실험실에 DNA 풀을 배포해 유용성을 검증받았다”며 “벼는 옥수수·밀 등 타주곡과 유전자 구성이 비슷해 벼에서 연구된 주요 유전자는 타작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