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업계의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귀한 몸’이 된 연구원을 붙들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메이저업체들은 다양한 인센티브로 R&D 인력 확보에 나서는 반면, 중견업체들은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우고 있다. R&D 업체들은 스톡옵션 등을 통해 연구인력을 유인하고 있다.
LG전자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R&D 인력을 대상으로 횟수에 관계없이 최고 1억원을 지급하는 ‘디지털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연봉조정시 성과가 탁월한 연구원을 대상으로 최대 연봉의 100%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개인성과급제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의 성과에 따라 팀별 또는 개인별로 인센티브를 주는 한편, 이익공유(profit sharing)제를 통해 연구원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중견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은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운다.
상반기 중 300명 R&D 인력 공개채용에 나선 팬택·큐리텔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장담한다. 국내외 제품개발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R&D 인력인 만큼 최상의 조건으로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박정대 팬택·큐리텔 총괄사장은 “연구원들의 10%는 항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가텔레콤·벨웨이브·인터큐브 등이 연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면서 연구인력 확보 및 이탈 방지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들은 메이저나 중견업체에 견줄 만한 조건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상장 전에 주식을 연구원들에게 배분, 코스닥 등록 후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적자경영에 허덕이거나 이렇다 할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연구인력 이탈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A사는 연구인력 중 일부가 외국계 업체로 이동하면서 제품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몇몇 업체의 R&D 인력은 헤드헌터사를 통해 팀별로 조건이 좋은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연구원을 붙들 만한 확실한 ‘당근’을 제시하지 못한 업체들은 갈수록 인력난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