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 거래 부진이 B2B거래 기반인 3자지원(서드파티)서비스의 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구매대행 위주의 대형 e마켓을 제외한 대다수 중개형 마켓의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금융·물류·콘텐츠 서비스를 준비해왔던 서드파티 업계가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B2B 시장이 냉랭해지면서 중개형 e마켓들의 침체가 계속되자, 그동안 의욕적으로 지원사업을 준비해온 금융·물류·콘텐츠 분야의 서드파티 업계 분위기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 가운데 주요 사이트였던 옥션이 ‘B2B옥션’을 폐쇄하며 B2B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비교적 거래실적이 좋은 구매대행형 e마켓과 달리 중개형 e마켓은 대부분의 지원서비스를 서드파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그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을 비롯, 조흥·한빛·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시중은행은 지난 3월 공동 전자외상매출채권 시스템을 가동한 뒤 상반기 중 e마켓과 연동키로 했지만, 거래가 부진해지면서 시스템 개발시기 자체를 오는 9월로 미루고 말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e마켓 결제연계서비스를 준비는 하고 있지만 당장 활성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자세가 대세”라고 전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신용보증기금과 신한은행이 함께 제공하는 e마켓 전자보증서비스에 가세하기로 했으나 시스템 연계가 늦어져 개통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B2B거래의 핵심인 기업·상품정보 제공 서비스 분야의 수요도 크게 줄었다. e마켓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정비할 여력이 없는 데다, 전자조달·기업정보포털(EAI) 등을 도입한 기업들의 경우 자체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정보를 비롯, 원자재 가격동향 정보라는 특화 콘텐츠를 선보인 코리아PDS 등 전문업체들이 크게 고전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의 한 관계자는 “e마켓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업계의 움직임도 둔화되고 있다. 한국무역정보통신이 주관하는 B2B 물류컨소시엄은 최근 글로벌 물류 e마켓인 ‘지티넥서스’의 수출입 화물 추적시스템과 연계를 추진하는 등 기반작업에만 주력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구매대행형이나 대기업 계열 e마켓들은 이미 계열사 내에서 온라인 물류서비스를 해결하는 반면, 중소규모 중개형 e마켓들은 물류서비스를 연동할 정도로 거래량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