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비즈니스인 ‘금융유통’ 사업이 금융시장의 질서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신한지주 등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금융유통 시장 개척을 위해 유무선 기반 온라인 채널 전략을 펼치면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국내에도 금융유통 시장을 놓고 기존 금융권과 재벌기업간 치열한 선점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회사와 계열사인 e신한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2005년까지 회원 1000만명 확보를 목표로 한 온라인 종합금융회사의 비전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SK그룹은 계열사인 SK텔레콤의 m파이낸스사업본부 장기전략이자 그룹 차원의 과제인 유무선 기반 금융포털(유통) 구축 전략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해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금융유통 사업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매 형태로 중개·판매하는 모델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산자인 제도권 금융기관의 영향력에 묶여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
온라인 금융서비스 전문회사인 e신한은 ‘금융유통’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하고 있는 유일한 대기업 계열사로서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현재 월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 상태다. e신한은 2005년까지 회원 1000만명, 연매출 1150억원의 목표를 단계적으로 구현키로 하고 지주회사 차원의 온라인 종합금융유통사업을 적극 선도할 계획이다.
SK그룹도 SK텔레콤을 통해 연말까지 온라인 금융상품 유통서비스 바탕이 될 독립 유무선 금융포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m파이낸스사업본부가 주관하는 전자지갑·모네타카드·네모 등 지불결제서비스 이용자를 올해 400만∼500만명 규모로 늘리고 내년에는 금융포털 가입자를 포함, 총 700만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롯데·코오롱 등과 공동으로 출범시킨 브이뱅크컨설팅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도 나서는 등 금융유통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e신한 김성윤 사장은 “금융유통은 기존 금융시장 구도에 전혀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채널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이른 시일내 엄청난 파급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