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승강기업체인 스위스 쉰들러사가 중앙엘리베이터와 손잡고 국내시장 재공략을 추진하고 나서자 승강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앙엘리베이터(대표 황종식)는 스위스 쉰들러사와 승강기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올 하반기부터 자사 영업망을 통해 쉰들러의 승강기종을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쉰들러는 1874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유럽 최대의 승강기전문업체로 한국시장에선 지난 92년 코리아쉰들러가 경영부실로 철수한 이후 승강기 분야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쉰들러는 이후 현대엘리베이터·동양에레베이터와 제휴를 통한 한국시장 재진입을 꾸준히 시도해오다 이번에 중앙엘리베이터와 손을 잡은 것이다.
중앙엘리베이터는 쉰들러의 국내영업을 지원하는 대신 자사 주력제품인 화물용 승강기종을 쉰들러의 해외영업망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회사수익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쉰들러는 중앙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매입해 하반기 국내 합작사를 설립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중앙엘리베이터측은 이에대해 “이미 쉰들러 본사직원이 한국에 파견돼 중앙에 대한 기업실사에 들어갔으며 경영권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쉰들러의 한국시장 진출계획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승강기 내수시장은 오티스, 미쓰비시 등 세계 3대 승강기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중앙엘리베이터가 연매출 200억원의 중소업체에 불과하고 지난 92년 코리아쉰들러가 철수하면서 승강기 AS문제로 기업이미지를 흐린 전례가 있어 시장판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쉰들러가 고속기종, 기계실없는 승강기(MRL)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쉰들러 측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토종 승강기업체들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