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에 이어 정보화혁명이 20세기를 이끌어 왔다면 21세기는 바이오혁명이 산업과 생활 양식을 광범위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바이오혁명으로 평균 수명이 100세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게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 바이오와 정보통신의 융합을 통해 그동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세계는 지금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바이오 전쟁에 돌입해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흐름에 뒤지지 않기 위해 지난 98년 춘천 바이오벤처지원센터(BVC) 설립을 시작으로 총 8개 지역에서 바이오 거점을 선정, 집중 육성해 오고 있다. 이들 바이오거점의 현황과 추진 과제 등을 총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정부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바이오산업 전쟁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바이오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바이오벤처지원센터 설립에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원하고 있는 바이오벤처지원센터는 춘천을 시작으로 99년 대전 생명공학연구원, 2000년 전주, 나주, 진주, 2001년 상주, 영동, 제주 등 8개에 달한다.
이들 지원센터에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74개 입주업체를 포함해 129개 관련기업 등 총 203개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이 600여개라고 추산해 볼 때 3분의 1 정도의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지원센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단시일 내에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지원센터를 통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뒷바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이오벤처지원센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 기업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바이오상품을 개발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유망 바이오벤처기업을 입주시키기 위해 싼 임대료와 갖가지 공동연구시설 등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 열띤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8개 바이오벤처지원센터는 지난해 총 1816억원의 매출과 107억원의 수출, 428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며 바이오벤처기업의 성장 거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이들 센터는 각 지역별로 춘천은 ‘생물환경과 공정’, 대전은 ‘생물의약’, 전주는 ‘천연물소재’, 나주는 ‘생물농업·식품’, 진주는 ‘생물화학소재’, 상주는 ‘기능성생물소재’, 영동은 ‘생물의약·기능성식품’, 제주는 ‘해양바이오첨가제’ 등으로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산자부 김순철 생물화학산업과 과장은 “바이오벤처지원센터는 올해부터 신규 지역산업진흥사업과 연계돼 단순한 인큐베이터 역할에서 벗어난 생명공학 산업 집적단지 ‘바이오 클러스터(Bio-Cluster)’로 조성될 계획”이라며 “바이오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오는 2006년까지 총 1500억원 신규지역진흥사업 연구개발(R&D) 예산을 들여 기능성식품소재와 기능성 효소, 아미노산, 산업용단백질소재, 산업미생물 등 핵심 기술분야 기술개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 8개 바이오벤처지원센터는 산재한 바이오기술을 집중화해 10년 이상 걸리는 연구기간과 수십억원의 연구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무분별하게 신설되는 바이오벤처를 특화 지역으로 유도, 다양한 바이오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한다. 각 지역의 특성화된 인프라는 해외 유명 바이오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바이오지원센터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메카는 물론 글로벌 바이오 전진기지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