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FSB 533㎒ 펜티엄4 2.4㎓ 2.53㎓ 3종 성능평가

◆분석

 CPU는 컴퓨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이다. 컴퓨터가 처리하는 모든 작업이 CPU에서는 연산이라는 이름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PU의 연산처리능력을 높이는 것은 컴퓨터 전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돼있고 CPU 연산처리능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클록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CPU 제조사에서는 하나의 코어를 가지고 일단 클록을 높여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구형 제품은 시장의 인기도 떨어지고 덩달아 값도 낮아지므로 자연스럽게 도태시키는 식이다.

 하지만 같은 코어를 가지고 클록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텔의 창업자인 무어가 제창한 무어의 법칙처럼 18개월마다 CPU성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클록이 기가헤르츠(㎓)에 이른 요즈음의 CPU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클록만 높이는 전략으로 어느 정도 벽에 다다르면 코어에 약간의 수정을 하기도 한다. 인텔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펜티엄MMX나 SSE, 그리고 최근 펜티엄4에 더해진 SSE2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도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치면 이번에는 제조공정을 바꾸는 방법도 등장한다. 요즈음의 CPU 제조공정은 0.18미크론에서 0.13미크론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이미 인텔의 경우 펜티엄Ⅲ급인 튜알라틴을 시작으로 펜티엄4 역시 노스우드란 이름의 새로운 0.13미크론 공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0.13미크론 공정에서 조금 뒤지는 AMD 역시 소로브레드 코어의 새로운 애슬론XP를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공정을 미세화하면 열을 줄이고 클록을 쉽게 높일 수 있으며 전력소비량도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CPU 제조사의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텔과 AMD가 미세기술 확보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텔과 AMD 모두 이런 단계를 마치 공식처럼 답습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장 효과적인 성장, 개발 단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인텔은 또 한번의 레벨업을 준비중이다. 바로 새로운 FSB 533㎒ 펜티엄4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선보였던 423핀 펜티엄4는 얼마 지나지 않아 478핀으로 첫번째 변신을 거친다. 노스우드를 위한 준비과정인 셈이었다.

 처음 선보인 펜티엄4는 윌라멧이라는 이름의 423핀 모델이었다. 기존 CPU와는 비교될 만큼 큰 크기가 인상적이었던 이 제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번의 변경과정을 거친다. 바로 핀수의 변화다. 478핀으로 핀수를 늘리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가지 억측이 있지만 가장 확실한 점은 보다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핀수를 늘렸다는 것이다.

 423핀으로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나중에 선보일 펜티엄4를 생각하면 423핀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인텔의 생각이었다. 기왕이면 빨리 플랫폼을 바꾸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인텔은 서둘러 478핀 펜티엄4를 선보이게 된다. 펜티엄4로서는 처음으로 겪는 변화이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변화 없는 단순한 핀수의 변화로 미래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던 셈이다.

 

 <총평>

 테스트를 실시한 CPU들이 PC-1066 램버스램이나 DDR의 경우 듀얼로 구성해야 제 성능을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텔이 FSB 533㎒ 펜티엄4 CPU를 앞서 출시한 감이 없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을 꼽을 수 있다. 2.4㎓ 펜티엄4 CPU는 인텔이 처음으로 기존의 200㎜ 웨이퍼 대신 크기가 커진 300㎜ 웨이퍼 공정에서 만드는 제품이다. 따라서 원재료가 되는 웨이퍼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인텔은 300㎜ 웨이퍼 공정의 수율이 기대치보다 훨씬 높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인텔이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높은 클록제품으로 옮겨질 기반을 갖췄다는 뜻이다. 즉 높은 클록의 제품을 보다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풀기 위한 방법으로 인텔은 가장 먼저 FSB를 끌어올린 것이다. FSB를 끌어올리는 것이 내부배수율을 높이는 것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앞으로 인텔이 모든 펜티엄4를 FSB 533㎒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메인보드 시장을 무시하면서까지 클록을 높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은 이미 펜티엄Ⅲ 시절에도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므로 그리 새삼스러울 것은 없을 듯 싶다.

 이번 실험에서 볼 수 있던 성능차이가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이론적으로는 33%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은 늘어난 대역폭을 메모리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만약 PC-1066 램버스램이나 DDR 메모리로 그 대역폭을 맞춰준다면 같은 클록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1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시기는 올 가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본다면 FSB 533㎒ 펜티엄4는 단지 성능은 물론 제조비용까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텔이 굳이 시기를 앞당기며 제품을 선보인 이유를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