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칩세트와 메모리

 새로운 CPU가 선보이면 필수적으로 메인보드 칩세트가 바뀐다. 이에 새롭게 선보인 것이 램버스램 버전의 850E와 DDR 버전인 845E다.

 FSB 533을 문제없이 쓸 수 있는 인텔 850E(왼쪽)와 845E의 MCH.

 

 FSB 533㎒라는 것은 CPU와 MCH 사이의 메모리 대역폭이 기존의 3.2Gb/s(400×8)에서 4.2Gb/s(533×8)로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기존의 메인보드 칩세트로는 감당하기 어려우며 새로운 칩세트가 필요하게 된다.

 845E와 850E의 블록 다이어그램. 늘어난 대역폭만큼 넉넉한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FSB라는 말의 사전적인 정의처럼 메모리 역시 더욱 늘어난 대역폭이 필요한 것이다. 인텔이 하이엔드급으로 선보인 PC-800(400㎒) 램버스램으로도 부족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인텔은 새로운 규격의 램버스램을 메모리 회사에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 선보인 것이 바로 PC-1066(FSB 533㎒)과 PC-1200 램버스램이다.

 PC-1066 규격을 맞추는 새로운 램버스램. 아직은 샘플수준이며 곧 양산될 전망이다.

 

 850E 보드 역시 기존 850 보드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FSB만 끌어올린 형태다. 따라서 여전히 듀얼채널로 메모리를 구성한다. PC-1066의 경우 한쪽 채널에 2.1Gb/s씩 모두 4.2Gb/s의 대역폭으로 새로운 펜티엄4가 요구하는 메모리대역폭을 맞추는 셈이다.

 최근 밀리는 기색이 뚜렷했던 램버스는 버스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32비트 램버스램을 준비중이다.

 32비트 램버스램. 기존 16비트 램버스램의 두 배의 대역폭을 갖출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의 램버스램은 16비트인 데 비해 새롭게 선보일 32비트 램버스램은 직렬방식 램버스램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던 좁은 버스폭을 두 배로 늘렸다. 당연히 대역폭 역시 두 배로 늘어나 DDR메모리에 입지가 좁아졌던 현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듯 보인다. 어차피 램버스램의 특성상 대중적인 메모리로는 어렵다면 성능을 크게 끌어올려 고성능 시스템이나 서버 등에 특화한 메모리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듀얼채널 PC-800 디자인과 싱글채널 RIMM4200 디자인의 비교.

 

 그러나 문제는 DDR다. 비록 인텔이 처음 선보인 FSB 533㎒ 메인보드 칩세트은 850E기는 하지만 인텔 스스로도 이 제품은 하이엔드급 제품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무게중심은 이미 DDR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845 B0스테핑 칩세트는 물론 새로워진 845E에서도 지원하는 메모리는 여전히 DDR266이다.

 새로운 845E 칩세트를 쓴 유니텍의 845E MAX2. 바이오스에서 FSB 133㎒, 즉 533㎒를 쓸 수 있다. 메모리는 여전히 DDR266이다.

 

 이론적으로 생각해보아도 DDR266이면 2.1Gb/s의 대역폭으로 FSB 533 펜티엄4가 요구하는 메모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SiS645DX 등에서 DDR333은 물론 DDR400까지 쓸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선보인 SiS645DX와 DDR 333·400 메모리. DDR400의 경우 기존 PC-800 램버스램+850의 조합을 능가하는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인텔은 기본적으로 지금의 DDR333이나 DDR400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듯 싶다. 클록을 높여 대역폭을 늘리는 데 조급한 나머지 규격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실제 DDR333의 경우 시제품이 먼저 선보이고 나중에 규격이 만들어졌으며 최근 선보인 DDR400 역시 아직은 규격이 모호하다. SiS처럼 후발주자라면 몰라도 인텔 입장에서는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굳이 무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램버스램으로 대역폭을 맞출 수는 있지만 인텔 역시 시장의 중심이 DDR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기를 조금씩 앞당겨 발표되는 칩세트들. 845E, 그래픽을 내장한 845G, 850E, 그리고 보급형인 845GL 등이다.

 인텔은 DDR의 클록을 올리지 않는 대신 DDR 역시 듀얼채널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듀얼채널 DDR 칩세트는 64비트 DDR 메모리를 2개 채널로 만들어 128비트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미 AMD기반의 엔비디아 엔포스 칩세트에서 구현된 기술로 아직 인텔기반에는 적용된 적이 없다.

 DDR를 듀얼채널로 구성하는 엔포스. 지금의 DDR266 수준을 뛰어넘어 DDR333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적용하면 지금의 DDR266의 2.1Gb/s의 대역폭을 가지고도 손쉽게 4.2Gb/s의 대역폭을 만들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FSB 533㎒ 펜티엄4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