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이 수요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양판점·대리점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유통채널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홈쇼핑·CJ39쇼핑·우리홈쇼핑 등 케이블TV 홈쇼핑 채널들은 지난 1분기 동안 약 13만대의 PC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에 가까운 매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PC제조사들의 대리점 매출은 비수기에 접어들며 꾸준히 감소해 지난 4월의 경우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30% 이상 줄어들었으며 용산 등지의 조립PC시장도 4, 5월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PC시장이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며 전년대비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TV홈쇼핑 등 신유통채널의 선전은 주목되고 이에 따라 이들이 대리점, 조립PC 등이 차지해온 전통적 오프라인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홈쇼핑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총 7만여대의 PC를 판매해 약 11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CJ39쇼핑도 4월까지 총 5만2500여대의 PC를 판매했으며 지난해 말 시장에 참여한 후발주자인 우리홈쇼핑도 4개월 동안 약 6500대의 PC를 판매했다. 지난 1분기 홈쇼핑 판매량 13만여대는 PC제조사들의 총판매량 94만여대 중 14%에 육박하는 수치다.
또 최근 전국적으로 매장을 크게 늘려나가고 있는 하이마트도 올초부터 지난 4월까지 3만1000여대의 PC를 판매했으며 전자랜드도 약 3만대의 PC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PC유통시장의 맹주로 활약해온 대리점들은 비수기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PC제조사들은 대리점의 실판매량을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으나 용산 등지의 대리점들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해 급기야 4월에는 평균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용산 등지에는 소비자의 방문이 급격히 줄어 주말 평균판매량이 예년의 평일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조립PC업체의 대리점들은 활로 모색을 위해 타제조사의 대리점을 병행하거나 업종전환까지 고려하는 일이 생겨나는 등 대리점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 전망과는 달리 올 PC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줄어들며 유통채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판매량이 늘어난 홈쇼핑들이 높아진 구매력을 바탕으로 PC와 복합기·게임기·DVD플레이어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대리점과 조립PC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