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E3> 네트워크게임 `3파전` 전망

 올해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 콘솔 및 모바일 기반 네트워크 게임이 대거 출품됨에 따라 그동안 PC게임 독주체제를 유지해 온 세계 네트워크 게임시장은 3대 플랫폼이 할거하는 ‘트로이카 체제’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콘솔 및 모바일 게임의 경우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노키아 등 세계적인 자본력과 마케팅을 갖춘 메이저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다 하드웨어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차세대 플랫폼이어서 PC 기반 네트워크 게임시장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메이저 업체들이 적극 가담함으로써 플랫폼별 경쟁이 세계적인 게임업체들간 시장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 트로이카 각축=PC 기반 네트워크 게임 독주체제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플랫폼은 비디오 콘솔이다. 콘솔 네트워크 게임의 급부상은 네트워크 기능이 내장된 MS의 차세대 게임기 ‘X박스’가 지난해 첫선을 보이면서 이미 예고됐다.

 이에 맞서 소니와 닌텐도도 ‘파이널팬터지11’ ‘팬터지스타온라인’ 등 킬러 타이틀 개발 계획을 앞다퉈 발표, 시장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콘솔 게임은 DVD 수준의 그래픽과 음향을 제공하는데다 전세계에 가장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어 네트워크 게임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파괴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하드웨어 보급률이 PC 대비 10%도 안되는데다 네트워크 플레이(play)시 서버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점을 갖고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은 향후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휴대폰이나 PDA 등 단말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무선 인터넷망 구축도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NTT도코모, 노키아, 국내 이동통신 3사 등 메이저 통신업체들이 무선 콘텐츠의 핵심으로 모바일 게임을 집중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은 비록 그래픽이나 게임성에서는 크게 뒤지지만 특유의 휴대성으로 많은 유저를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거의 독주체제를 유지해 온 PC 기반 네트워크 게임은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PC패키지와 온라인상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한 온라인 게임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EA, 비방디 등 전통적인 PC 게임배급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후자는 엔씨소프트 등 한국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급부상한 PC기반 네트워크 게임은 하드웨어 보급률에서 그 어느 플랫폼보다 앞서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여느 플랫폼보다 콘텐츠 수가 많은 것은 물론 서버 안정성 등도 검증받은 플랫폼이기도 하다. 반면 콘솔 게임보다 게임성이, 모바일 게임보다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전망=E3 주최측인 ISDA(Interactive Digital Software Association)가 집계한 이번 박람회 출품동향을 보면 네트워크 게임 가운데 △비디오 콘솔 게임이 49% △PC게임이 46.8%를 각각 차지해 양강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선인터넷망이 유선 인프라 만큼 잘 갖춰지면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의 비중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 콘솔, 모바일 등은 플랫폼별로 장단점이 있는데다 하드웨어 및 인터넷망 보급율 등 변수도 많아 어느 한 플랫폼이 유독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점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3대 플랫폼이 각각 성장세를 유지하되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비율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게임시장의 절반 이상을 콘솔 게임이 점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콘솔 네트워크 게임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콘솔 게임의 경우 소니, MS, 닌텐도 등 빅3가 거의 사운을 걸고 콘솔 네트워크 시장에서 일전을 불사할 태세라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킬러 콘텐츠를 누가 많이 보유하느냐에 따라 플랫폼별·업체별 우열도 갈릴 전망이다. 스퀘어가 ‘파이널팬터지7’을 PS용으로 공급함으로써 세가의 새턴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던 사실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네트워크 게임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플랫폼별 경계를 떠나 업체들간 합종연횡이나 이에 따른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 활기를 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 "PS2 가격 인하후 판매급증"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미국 판매가격 인하 후 판매량이 5∼8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히라이 카즈 소니 사장은 21일(현지시각), E3 행사장에서 “이제 가격경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소니는 지난 13일 PS2의 미국 내 판매가격을 299달러에서 199달러로 전격 인하, 주요 게임기 업체들간 가격인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MS)와 닌텐도도 자사의 게임기 X박스와 게임큐브의 가격을 각각 100달러와 50달러씩 내리며 뒤를 따랐다. 소니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MS와 닌텐도는 이번 가격경쟁으로 상당한 출혈이 예상된다.

 소니는 PS2의 가격인하로 늘어난 사용자들을 풍부한 게임 타이틀로 확실히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자체 개발한 ‘그랜 투리즈모3’나 테이크 투 인터액티브 소프트웨어의 ‘그랜드 시프트 오토 3’ 등의 히트작을 포함, 올 연말까지 게임 타이틀을 4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소니는 특히 초고속인터넷 이용자의 증가에 맞춰 온라인게임에 대해 집중 투자한다. 이를 위해 초고속인터넷 및 전화접속 포트를 갖춘 어댑터를 이달 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닌텐도, ‘마리오’로 역전 노린다

 오랫동안 기대를 모아온 닌텐도의 새 게임 ‘슈퍼마리오 선샤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닌텐도의 ‘전설적인’ 게임디자이너 미야모토 시게루는 22일, 직접 E3 행사장에 나타나 새로워진 ‘마리오’를 소개했다. ‘마리오’ 시리즈는 오늘의 닌텐도가 있게 한 닌텐도의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전문가들은 ‘슈퍼마리오 선샤인’의 출시로 닌텐도 게임큐브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닌텐도는 마케팅 예산을 전년대비 25% 늘이고 “소니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와 함께 닌텐도는 휴대형 게임기 ‘게임 보이 어드밴스(GBA)’용 타이틀을 올해 300종까지 늘리는 등 GBA 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닌텐도는 네트워크 접속 기능과 DVD 플레이어 설치 등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에 주력하는 소니나 MS와는 달리 게임 자체를 알리는데 더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마리오’ 외에 ‘젤다의 전설’을 내놓았고, 어린이게임 위주의 라인업에서 탈피, 성인취향의 게임 타이틀도 선보였다. 닌텐도는 경쟁사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미래에 대해서도 아직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렉트로닉 아츠 "온라인용 심스 곧 등장"

일렉트로닉 아츠의 유명한 PC게임인 ‘심스(Sims)’가 온라인으로도 데뷔한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E3쇼에서 “오는 가을께 ‘심스 온라인’으로 명명된 온라인용 심스 게임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 게임기에 처음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2월 처음 선보인 심스는 이후 ‘심스 하우스 파티’ ‘심스 핫 데이트’ ‘심스 버케이션’ 등 많은 확장 팩을 낳으며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EA는 심스 관련 타이틀이 1500만개 팔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