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액 300억∼3000억원 정도의 중견기업을 겨냥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사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다.
ASP서비스는 ERP 등 기업의 기간시스템을 전문 서비스업체를 통해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IT투자에 부담을 가져온 중견·중소기업들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보다 50% 이상의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어 전통산업분야를 중심으로 활성화가 기대돼온 분야다.
하지만 실제 한국오라클·SAP코리아 등 ERP벤더의 제품을 사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ASP업체들이 올들어 보여주고 있는 성적표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은 지난 2000년 12월 기업의 ERP솔루션 아웃소싱 활성화를 위해 넥서브·에이폴스 등 국내 업체 2개사와 ASP서비스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LGEDS(현 LGCNS)에서 분사한 벤처기업인 넥서브는 2000년 7월부터 오라클과 서비스 협력체제를 구축,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 현재 총 15개 기업에 ERP ASP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하지만 올들어 새로 확보한 고객사는 2개 기업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에이폴스도 현재까지 3개 고객사에 AS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올들어 신규 계약건은 한건도 없다.
SAP코리아(대표 최승억)도 2000년 9월부터 트러스트·코인텍·ASP네트워크·액센츄어 등 4개사와 손잡고 ERP 아웃소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로 확보된 기업은 트러스트가 2개사, BSG가 6개사, ASP네트워크가 2개사, 그리고 액센츄어가 1개사 등이며, 이 가운데 올해 계약건은 역시 2개사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호전되지 않아 IT투자를 주저하고 있고 △기업의 업무프로세스를 구현한 템플릿을 공동 활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계속되는 등 기업의 인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기대한 만큼 시장이 확대되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잠재고객이 서비스 도입을 포기하거나 자체 시스템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등의 ERP시장이 수요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중견·중소기업 대상 ERP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부터 사업이 본격화된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차적으로 사용업체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전통산업 IT화와 e비즈니스 확산을 위해 ‘업종별 ASP 보급·확산사업’을 추진, 서비스 분야별 ASP업체 지원과 함께 전국 순회 설명회 등을 통한 기업들의 인식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