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인베스트먼트 김영환 사장

 ‘대기업 CEO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의 변신.’

 현대전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2년여 만에 벤처투자회사인 블루리본인베스트먼트를 창업, 모습을 나타낸 김영환 사장(60). 김 사장은 2년여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의욕으로 고무돼 있었다.

 특히 최근 침체된 벤처투자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찾느라 현대전자 사장때보다 오히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블루리본인베스트먼트는 벤처투자, 인큐베이팅, M&A와 기업구조조정 등 벤처기업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투자회사입니다. 이윤추구가 기업경영의 최고 목적이긴 하지만 이보다는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의 성장 도우미로서의 역할에 먼저 충실할 생각입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기업에서 30여년간 쌓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벤처기업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회사의 이름도 ‘블루리본’으로 지었다.

 “블루리본은 13세기 영국에서 ‘선’에 해당하는 일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터(Garter)훈장이 파란 리본으로 장식됐던 데서 따온 말입니다. 회사가 벤처기업들에 있어 선한 존재가 되기를 기원하고 다짐하는 뜻입니다.”

 김 사장이 가장 역점을 주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해외 자본을 활용한 국내 벤처기업 투자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 당시 10여년간 근무했던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의 말레이시아벤처캐피털매니지먼트(MAVCAP)와의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수상이 말레이시아 벤처 부흥을 위해 설립한 MSC(Multimedia Super Corridor)를 관장하는 MDC(Multimedia Development Corporation Sdn.Bhd.)로부터 이번달에 컨설팅과 협력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MSC프로젝트의 진흥과 말레이시아의 벤처투자를 위한 국제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이번 투자로 양국간의 벤처투자 및 벤처 인큐베이팅을 위한 자금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블루리본인베스트먼트 창업 당시 세웠던 김 사장의 구상이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현재 상황에 대한 감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사장은 “안타깝고 속쓰리다”는 짤막한 답변으로 대신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김 사장의 아쉬움이 벤처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되살아나기를 기대해 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