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한 주유소 사장은 출근하자 마자 석유 e마켓에 접속하는 것이 첫 일과다. 당일 싱가포르 등 국제유가를 확인하고 그날의 석유구매 여부 및 물량을 정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본사(정유사)가 시키는 대로 구매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는 e마켓을 활용하면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점차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특히 일부 e마켓은 단순히 콘텐츠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영업담당자를 통해 ‘오늘 국제 유가가 올랐습니다. 재고가 있다면 구매를 잠시 미루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는 컨설팅까지 해주고 있다.
이쯤되면 e마켓에 대한 구매자의 신뢰가 늘어 거래량 증가까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업계 분위기는 e마켓들이 영업담당자를 컨설턴트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단순한 사이트 홍보나 기존 오프라인에서 벌이던 영업행위를 답습하던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석유 e마켓 한국전자석유거래소(대표 박상철 http://www.oilpex.com)는 최근 영업담당자의 직함을 모두 ‘대표 컨설턴트’로 바꾸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업담당자들에게 매일 오전 국제유가 동향 등을 파악해 앞으로의 유가 추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저녁에는 전략제휴를 맺은 유관사업 파트너를 불러 주기적으로 석유 및 전체산업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설비자재 e마켓 설비넷(대표 홍평우 http://www.sulbi.net)은 최근 영업의 전문성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업체 중심에서 제품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전환했다. 업체중심의 영업이 오히려 판매선을 복잡하게 만들어 가격인하 등 e마켓의 효율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품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게 되면 판매선을 단순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담당자들의 전문성도 높아질 것으로 설비넷은 기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담당자들도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며 “이들의 영업활동이 강화될 수록 e마켓 활성화 시기가 앞당겨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