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정보시스템(GIS)업계에 전자지도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재현됐다. 지난해 지오스테크널러지가 넥스텔을 상대로 전자지도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두번째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우정밀(대표 김용구)은 최근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인 팅크웨어가 기존 계약을 위반하고 전자지도를 무단으로 판매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대우정밀측은 “지난 99년 계약당시 대우 드림넷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던 팅크웨어에 관제센터와 PC패키지용으로 대우정밀(당시는 대우통신)의 전자지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1억원에 판권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팅크웨어가 PDA 내비게이션, 카내비게이션시스템(CNS) 등 계약 외 용도로 사용했다”며 “4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전자지도를 무단 판매함으로써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대우정밀은 현재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 중이며 “민사로 해결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형사상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팅크웨어는 대우정밀의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진범 팅크웨어 사장은 “팅크웨어가 전자지도 판권 구입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계약 당시 관제센터와 PC패키지용으로 전자지도 사용을 제한한 조항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우정밀과 팅크웨어의 분쟁이 그간 GIS업계에 만연해온 전자지도 도용이나 콘텐츠 저작권 침해 관행에 대한 업체 간의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올초 법원이 GIS업체인 지오스테크널러지와 넥스텔 간 소송에서 저작권 침해 사실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사실상 전자지도 저작권 보유자인 지오스테크널러지의 손을 들어준 이후 또다시 불거진 저작권 공방이어서 GIS 분야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지도가 이동통신단말기나 PDA용 서비스를 위한 인기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저작권 분쟁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GIS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