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담당임원(CIO)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
금호그룹 내 정보화 담당자들이 금호건설의 신훈 사장과 금호생명의 송기혁 사장을 두고 내린 중간평가다. CIO를 역임한 바 있는 이들 사장에 대한 평가가 남다른 이유는 취임 이후 기업의 e전이(transformation)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데 이어, 이로 인한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훈 사장(57)은 지난 98년 전국 CIO 라운드 테이블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업계에 소문난 정보시스템 전문가다.
신 사장은 지난 71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국제 온라인망 및 항공분야 경영정보시스템구축을 시작으로 전산업무를 시작했다. 또 88년 아시아나항공시스템 담당상무 시절에는 당시 금호그룹 통합정보망을 구축한 바 있다.
지난 94년 아시아나항공 그룹전사시스템 총괄부사장을 거친 그는 99년 금호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옮겨 IT기반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경영으로 업계 순위를 3위권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 1월부터는 금호건설 대표이사를 맡아 토목·건축 등 건설 전부문에 걸쳐 정보공유를 위한 인트라넷 활용도를 제고하는 한편 e비즈니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송기혁 사장(61)도 지난 90년대 초 금호타이어의 CIO를 4년간 역임한 바 있다. 송 사장은 당시 타이어공장 CIM구축(120억원 소요), 자동창고시스템 구축(60억원 소요) 등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했다. 지난 2000년 2월에는 금호생명 CEO로 취임하며 동아생명과의 합병을 진두지휘했으며, 다음달 133억원 규모의 신보험시스템 ‘e포커스’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호생명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창사이래 최초로 2001년도(3월 회계연도)에 흑자를 기록한 기회를 살려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송 사장은 향후 종합 고객관계관리(CRM) 구축과 고객만족(CS) 업무의 전문화 등 고객지향적 조직체계를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그룹내에서 양사의 IT부문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CIO의 경험을 살려 IT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독려하는 CEO가 있기 때문”이라며 “양사가 올해부터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어서 앞으로 전반적인 경영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