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4차 eBiz클럽 토론회가 ‘국내외 텔레매틱스 시장 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주제로 지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텔레매틱스 시장이 초기 단계란 점을 감안할 때 이른 시일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사와 한국커머스넷이 공동 주관하는 2002년 제4차 eBiz클럽 토론회가 지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외 텔레매틱스 현황 및 시장 성장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전통산업과 정보기술(IT)의 접목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텔레매틱스 시장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이장석 맥세브 사장의 주제발표와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텔레매틱스가 시장 초기인 점을 감안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텔레매틱스 관련 업체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요약 ·리했다. 편집자
◇사회(정태명 성균관대 교수)=텔레매틱스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민병삼(모토롤라코리아 상무)=텔레매틱스를 둘러싼 첨예한 이해 당사자인 자동차 생산업체·통신업체·사용자를 중심으로 보면 텔레매틱스는 3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알맞은 아이템이다. 자동차 생산업체는 자동차를 e카 개념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통신업체 입장에서도 새로운 밸류체인을 형성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어 좋다. 사용자도 자동차를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생활공간으로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현국(한국커머스넷 전무)=전통산업에 IT를 접목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란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기업들의 전략 다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자동차 부품회사는 통신사업자로 진출하려는 전환기로 삼으려 한다. 통신기기 메이커들은 자동차 부품업계로 뛰어들려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자동차산업·통신기기·서비스기기 이업종간 서비스를 결합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그렇다면 국내 시장의 현황은 어떤가. 또 성장의 장애요인과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문영찬(한국IBM 부장)=현대자동차와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느끼는 것인데 아직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음성인식이 완전히 가능해져야 텔레매틱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데 조금 멀었다는 느낌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한계점의 극복을 위한 산업간 협력체제가 더욱 절실하다.
◇김지훈(카포인터 이사)=국내 시장은 비포마켓(대우자동차 진영, 현대기아차 진영)과 애프터마켓(SK텔레콤 진영, KTF 진영)으로 양분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돼 약 1000억원 규모를 돌파해 연간 10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예측에도 불구하고 텔레매틱스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고가이기 때문이다. 한 통신회사처럼 보험회사를 새로운 파트너로 끌어들여 보험사의 회원들에게 단말기를 제공하는 형태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영일(SK텔레콤 팀장)=텔레매틱스가 잘못 인식돼 왔다. 모든 것을 자동차 생산업체 중심으로 보고 있는데 결국 텔레매틱스의 상품은 정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수익성 문제도 그렇다. 자동차 생산업체가 무조건 주도하다보니 새로 시설투자도 다 해야 하고 비용측면에서도 안 맞는 것이다. 이업종간 주도권보다는 역할분담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최승훈(뉘앙스코리아 사장)=소비자 입장에서는 애프터마켓보다는 비포마켓에서 텔레매틱스를 도입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고가란 점이 대중화를 막는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통신업체와 연계해 서비스를 보낼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생산업체 및 통신업체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민병삼=기반기술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에 공감한다. 교통정보를 제공하려 해도 지도기술이 부족해 오차가 큰 것이 현실이다. 중요하게 지적하고 싶은 것은 텔레매틱스도 단순한 하드웨어로 보지 말자는 것이다. 마이크로컴퓨터가 들어가는 자동차 부품 중 하나인 전장장치로 보게 된다면 고가라는 점도 이해가 될 것이다. 결국 안정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겠느냐.
◇사회=비즈니스 모델 창출이란 점에서 텔레매틱스의 콘텐츠도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콘텐츠가 가능한가.
◇최승훈=온스타에서 서비스하는 것은 크게 음성 기반 서비스와 콜센터 기반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음성 기반 서비스는 교통정보·뉴스·e메일 등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자동차 안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고가 났을 경우처럼 콜센터 교환원과의 직접 통화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도 진행되고 있다.
◇문영찬=인터넷상에서 콘텐츠는 대부분 무료다. 이런 인식은 자동차에서 콘텐츠를 받을 때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공감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제공의 수익모델을 찾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간(B2B) 거래 시장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유통산업에서 배송부문의 공차율이 높다고 하는데 운송회사들이 중앙에서 관제해 차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 B2B 시장에서도 새로운 모델은 얼마든 가능하다.
◇사회=텔레매틱스 산업이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에는 다 공감했다.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는가.
◇김영일=텔레매틱스에 대한 실체보다는 개념만을 갖고 얘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객의 기대수준도 그렇고 시장에서 검증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 미국과 우리나라 사정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 이른 시일내 검증된 데이터가 축적되면 좋겠다.
◇이현국=건설부·산자부·정통부 등 관련 부처와의 절대적인 협력과 통합적인 정책수립 및 운용이 절실하며, 특히 관련 산업간 협의체의 결성도 시급하다. 한국커머스넷은 이런 기반 조성을 위해 전자신문과 오는 29·30일 이틀간 국제텔레매틱스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앞으로도 텔레매틱스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