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E3>이모저모

 ‘게임반 사람반’

 22일 개막한 E3는 화련한 전시부스를 향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람객의 행렬로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 EA 등 미국 메이저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한 사우스홀과 소니, 닌텐도 등 일본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한 웨스트홀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주최측인 IDSA는 이번 전시회에 전세계 400여업체가 참가, 1000여편의 신작 게임을 발표할 예정이며 7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게임, 영화산업 추월.’ IDSA는 소니, MS, 닌텐도 등 게임기 3사의 신형 게임기 출시에 힘입어 지난 2001년 북미 비디오게임시장규모(PC게임 포함)는 94억달러로 할리우드 영화가 거둬들인 84억달러보다 10억달러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IDSA 로웬스타인 회장은 오는 2005년에 가면 PC게임을 포함한 북미 비디오게임시장 규모가 214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야 게임이야.’ 하나같이 화려하고 섬세한 그래픽과 풍부한 음향을 갖춘 영화같은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배급업체인 EA는 해리포터 시리즈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비롯, ‘제임스 본드 007 나이트 파워’ ‘반지의 제왕:두개의 타워’ 등 영화를 소재로 한 비디오 콘솔 게임 3종을 선보였다. 특히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게임장면이 한편의 애니메이션과 견줄 만큼 실감나는 그래픽과 음향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이밖에 세가의 ‘펜저드래곤’, 테크모의 ‘리걸’ 등 비디오 콘솔 게임 타이틀 역시 애니메이션 동영상과 게임화면이 거의 흡사할 만큼 실감나는 그래픽을 구현,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IDSA 로웬스타인 회장은 “현재 트리플 A급 게임 타이틀의 경우 제작비가 1000만 달러 이상 소요돼 몇몇 게임의 경우 할리우드 영화와 예산이 거의 맞먹는다”고 말했다.

 ○…‘군인이 만든 게임 보세요.’ 이번 E3에는 미국 국방부가 미국 게임 개발사들과 공동 제작한 밀리터리 슈팅게임 ‘아메리카의 군대’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게임은 미군이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는 것이 주요 스토리로 실제와 똑같은 미국 군인과 무기가 등장한다. 미 국방부는 이 게임 홍보를 위해 완전무장한 군인과 장갑차까지 동원,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기도.

 ○…‘부활하는 게임명가 세가.’ 올해 E3에는 그동안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 사업 철수로 다소 쇠퇴기를 맞던 일본 메이저 게임업체가 게임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부활을 시도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세가는 PS2, X박스, 게임큐브 등 모든 비디오 콘솔 게임기에 자사의 게임 타이틀을 공급키로 하고 10여종의 신작 타이틀을 이번 E3에서 발표했다.

 특히 세가는 미국 및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세가 스포츠’라는 타이틀을 새로 선보이고 ‘NBA 2K3’ ‘NFL 2K3’ ‘NCAA’ 등 스포츠 게임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 ‘판타지스타 온라인’을 게임큐브용 네트워크 게임으로 개발하는 등 콘솔 네트워크 게임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것임을 천명했다.

 ○…‘닌텐도가 관람객으로는 1위.’ 비디오 콘솔 게임 빅3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 열세로 전망된 닌텐도에 오히려 더 많은 관람객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닌텐도는 이번 E3에 거의 완성된 신작 비디오 콘솔 게임 20여편을 대거 선보여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특히 킬러 타이틀로 꼽히는 슈퍼마리오 시리즈 최신판 ‘슈퍼마리오 선샤인’에는 관람객들이 게임시연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현지 전문가들은 닌텐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과 관련,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의 궁극적인 승자는 많은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기도.

 ○…‘국내 업체도 메이저급 대우.’ 그라비티·판타그램인터랙티브·제이씨엔터테인먼트·지오인터랙티브 등 국내 업체 4곳은 국내 업체로서는 드물게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에 전시부스를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은 세계적인 메이저 업체가 아니면 부스를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스홀에는 EA와 MS, 웨스트홀에는 소니와 닌텐도 등 세계적인 업체가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있어 이곳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메이저 업체로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

 그라비티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라그나로크’와 ‘프리스트’ 등 온라인 게임을 출품, 국산 온라인 게임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바이어들과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였다. 또 판타그램인터랙티브는 X박스용 콘솔 게임 ‘킹덤언더파이어:크루세이더’ 등 7여종의 타이틀을 전격 공개했으며 지오인터랙티브는 ‘피파’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등 PDA용 게임을 출품,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공동관 관람객 북적.’ 22개 업체가 참여한 한국공동관에도 관람객이 끊임없이 이어져 수출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해외 바이어들은 시노조익의 축구 게임 ‘제로컵’, 에스디엔터넷의 해양전투게임 ‘네이버필드’ 등 온라인 게임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비전테크시스템이 출품한 시뮬레이터 ‘XG250’을 직접 시연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인타운 호텔 E3 특수.’ LA 한인타운내 호텔들은 E3를 맞아 때 아닌 경기특수를 누렸다. 한국의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전시장인 컨벤션센터와 가까운 한인타운내 호텔로 대거 몰려왔기 때문. 래디슨 월셜 플라자, 옥스포드 팔레스, 가든위스트 등 타운내 호텔은 모처럼 투숙률 100%를 기록하는 등 반짝 특수를 맞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