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잡음제거 디지털칩 개발

사진; 한국과학기술원 뇌과학연구센터는 전화 통화시 최대 6개의 잡음을 줄여 선명한 통화품질을 제공하는 디지털칩을 개발했다. 여러 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을 제거하는 실험을 통해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이동전화 핸즈프리의 선명한 통화음질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과학연구센터(소장 이수영 바이오시스템학과장)는 과학기술부 특정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의 연구 끝에 주위가 소란하더라도 특정 음성신호만을 선별인식할 수 있는, 인간의 청각시스템을 응용한 디지털 칩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디지털 칩은 인간의 청각시스템이 양쪽 귀에 들어오는 신호의 도달시간과 세기의 차이를 이용해 음원의 방향을 탐지하고 잡음을 제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데 착안, 2개의 마이크에 잡음을 제거할 수 있는 기법인 독립요소분석법으로 알고리듬을 짠 뒤 디지털 칩에 설계했다.

 연구진은 최대 6개의 잡음이 합쳐진 것을 2개의 마이크로 수신한 뒤 음성신호만을 실시간으로 분리하는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했으며, 특히 달리는 차 안에서 오디오나 바람소리 등의 잡음을 최대 3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위 환경에서 잡음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음을 걸러주는 방법으로 독립요소분석기법이 활용돼왔으나 방대한 계산량으로 인해 펜티엄4급(2㎓) PC를 사용하더라도 3개 이상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리하지는 못하는 실정이었다.

 외국의 경우에도 웨이브메이커스나 클레리티 등 일부 회사가 자동차 소음이나 사이렌 등 기계적인 소리를 음성으로부터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긴 했지만 다른 사람의 음성이나 음악을 상용화 수준으로 제거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벤처기업인 엑스텔테크놀로지에 이전, 상품화를 추진 중이다.

 이수영 소장은 “음성인식시스템의 주요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잡음에서의 음성인식률 저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기술”이라며 “핸즈프리나 입체음향TV 등 응용할 만한 곳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