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와 조달청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PC제조사에 대한 윈도98 단종시점을 미뤄주거나 행망용에 한해 가격을 할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조달청에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윈도98 공급이 단종되는 오는 7월 1일부터는 PC제조사가 이 운용체계를 탑재한 PC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도 더 높은 가격을 주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총판사를 통해 별도로 구매해야 할 것으로 보여 행망제품 공급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기관에서 윈도98 탑재 PC를 선호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행정기관이 사용중인 전자결재시스템인 ‘나라21’이 윈도XP홈 버전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행망용 제품으로 공급중인 PC의 90%가 윈도98을 탑재할 정도로 수요처에서는 윈도98 PC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올해 초부터 PC제조사에 공급되는 윈도98 가격이 윈도XP홈에 비해 2만원 가량 비싸진 데다 그나마 윈도98 단종시점인 7월 1일부터는 윈도98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행망입찰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에서는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부 PC업체는 수요처 요구와 상관없이 윈도XP홈을 탑재해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또 행망시장보다 심각성은 덜하지만 기업시장에서도 상당기간 혼란이 예상된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윈도XP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적지 않아 여전히 윈도98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PC업계에서는 최근 기업시장에 공급되는 PC 가운데 50∼60%가 윈도98을 탑재한 PC로 추정하고 있다.
PC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연초부터 제기됐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나 수요처 모두 적극적으로 이에 대처하지 않아 이들 사이에 낀 PC업체만 난처한 입장”라며 “불똥이 괜히 PC업체에 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