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및 게임유통업체들의 주가가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23일 증시에서는 온라인게임인 리지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1.88% 하락한 17만9000원을 기록하며 하한가를 맞았고 액토즈소프트도 11.74% 떨어진 1만4650원으로 주저앉았다.
온라인게임업체뿐 아니라 향후 온라인게임을 출시할 PC네트워크게임 및 유통업체인 위자드소프트와 한빛소프트의 주가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날 위자드는 전날보다 11.88% 하락한 504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한빛소프트도 11.90% 떨어진 3만145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업체와 게임유통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문화관광부가 6월부터 온라인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를 도입키로 한 것과 관련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등 불안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전등급제가 온라인게임에 국한됨에도 불구하고 게임유통업체와 PC용 네트워크게임업체들의 주가가 덩달아 급락했다는 것은 게임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의 하락이 투자자의 심리적인 불안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온라인게임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시장의 과잉반응일 가능성이 있다”며 “게임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날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문화부의 심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는 보도를 접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게임업체와 규제당국의 협상 여지가 남아 있어 규제의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한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관련, “2분기가 계절적인 비수기고 엔씨소프트가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계정을 정리하면서 사용자가 줄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매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창근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문화관광부가 사전등급제 실시를 앞두고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온라인게임 육성이라는 기본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정안을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리지니가 문화부로부터 18세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PK등급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구창근 연구원은 “이날 게임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외국인의 보유지분이 40% 이상인 엔씨소프트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며 게임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의 급락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라며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투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향후 주가 전망과 관련해선 “최근 3D 온라인게임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폭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 회사의 내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해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15%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