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산업 재조명>(4)의료기기 분야 인력 양성의 필요성

 윤형로 연세대학교 첨단의료기기기술혁신센터 소장

 우리나라가 앞으로 고도 경제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구조의 특성인 대량생산 체제에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특히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85% 이상이 G7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 국가에서도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건강복지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 및 산업의 관심이 급속도로 증대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그 특성상 고도의 의료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며 고난이도의 제품개발 및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기술혁신과 기술지도가 요구되는 분야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의료기기 기술인력 양성책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기기 기술수준을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설계기술과 조립생산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나 최첨단 기술과 이와 관련한 신기술은 아직 취약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의공학 관련 전문인력의 원활한 수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의료기기 관련업체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 전문적인 의공학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은 11개 정도로 외국에 비해 열악하다. 이 분야에 대한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의료기기 관련 교육은 기초의학·전자공학·생체역학·의학물리학·의료기기 관련 안전 및 국내외 규격 등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의료기기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약 90%가 체계적인 의료기기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하고 현장 경험에 의해 의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재교육과 추가 소요인력에 대한 의공학 전공자의 충원이 절실하다. 이에 반해 지금까지의 인력배출 현황을 살펴보면 79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의공학과가 20명의 학생을 모집한 이래 인제대학교(88년), 건국대학교(89년), 경희대학교(98년), 전북대학교(98년) 등 5개의 4년제 대학과 6개의 전문대학에서 의공학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2001년 기준으로 총 2534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배출된 의공학 관련 인력의 진로를 살펴보면 약 43.4%가 의료기기 관련 업체에 진출했고 11.7% 정도가 병원내 의공학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400여명의 의료기기 관리기사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선진국 수준의 의료장비 관리 및 연구지원을 위해서는 2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관련기관과 5년 후의 의료기기 산업규모를 고려할 때 산업계에도 1만명(매출액 2억원당 1명 기준) 이상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의공학 관련 졸업생 수를 감안(연간 4년제 380명, 2년제 800명을 조금 넘는 수준)할 때 앞으로 의료기기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족한 의료기기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의 일환으로서 현장인력에 대한 실무중심 교육과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전문교육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의료기기 관련 기술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해외시장의 비중이 큰 의료기기 산업은 규격장벽이 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설계단계부터 제품생산까지 필요한 국내외 규격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시급하다.

 이같은 현실상황과 향후 의료기기 산업발전을 고려할 때 현장근무자를 위한 의료공학 전문 교육기관을 통한 사이버교육 혹은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소요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의공학 분야의 기술혁신을 도모하고 국제적인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