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 프린터, 팩시밀리업체들이 다기능 제품을 특성을 무시한 채 모두 ‘디지털복합기’로 내세워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복사기업계, 프린터업계, 팩시밀리업계가 내놓는 복합기는 제 각각의 특성이 있어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캐논, 신도리코, 한국후지제록스 등 복사기업체들이 내놓은 ‘디지털복합기’는 엄밀히 따지면 디지털복사기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판매하는 복합기는 복사기 기능이 강조된 제품이면서 프린터, 팩스, 스캐너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비용을 들여 별도의 기기를 장착해야 한다. 따라서 많은 복사가 필요한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레이저 방식을 적용해 출력 속도도 일반 레이저 프린터보다 빠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다른 디지털복합기에 비해 더 넓은 사무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흠이다. 최근 본체가 200만원대인 보급형 제품이 출시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백만원의 구입비용이 들고 1m가 넘는 높이 때문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HP, 삼성전자 등이 시판하고 있는 잉크젯 방식의 디지털복합기는 프린터기능에 근간을 두면서도 스캐너, 팩스, 복사기 기능이 포함돼 있고 최저 30만원대부터 10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대다수의 제품이 2400×1200dpi급 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고품질의 인쇄물을 얻을 수 있고 크기도 작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이 없다. 그러나 평판형과 팩시밀리형으로 구분되는 두 방식마다 차이점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평판형 방식 제품은 3차원 물체도 스캔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팩스기능이 제품마다 다르다. 삼성전자의 잉크젯 방식 평판형 디지털복합기에는 자체 팩스기능이 아예 없으며 다량 팩스 전송이 가능한 한국HP의 평판형 제품 가격은 일반 디지털복합기의 배에 달한다.
팩스 사용이 빈번한 소비자는 팩시밀리형 디지털복합기가 적합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이 제품은 3차원 물체를 스캔할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ADF장치가 기본 사양으로 포함돼 있어 팩스 사용의 편의성을 보장한다.
전문가들은 “기능면에서는 제품마다 구분이 잘 안되지만 용도면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소비자들이 디지털복합기를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