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벤처기업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평가기준 범위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1만여개 벤처기업에 대한 온라인 자가진단 및 현장평가를 통해 우량벤처와 부실벤처의 범위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기청은 자신들의 결정이 기업들에 자칫 자금지원이나 이미지 면에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당초 이번 평가를 통해 하위 20∼30% 업체를 부실벤처로 지정·관리할 예정이었지만 평가작업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대보다 업체들의 점수가 좋지 않은 데다 평균점수를 낸 기업들과 하위그룹업체들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온라인 자가진단을 실시한 업체는 이달 말로 벤처 확인이 만료되는 1000여개의 업체를 제외한 전체 1만여개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8000여개. 지난달 말부터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혁신능력을 가채점해오고 있는 중기청은 전체 평균 점수가 여전히 65점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기관의 현장조사를 통한 점수도 온라인 자가진단을 통해 이뤄진 점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수가 낮은 하위그룹과의 편차도 크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부실벤처의 범위를 하위 10%로 정하자니 당초 취지인 부실벤처를 제대로 솎아내지 못할 것 같고, 20%로 정하자니 평균점수의 업체들과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점이 중기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기청은 적정선으로 하위 15%의 범주가 옥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달 말쯤이면 옥석의 범주가 가려질 것”이라며 “이노비즈업체 등과의 비교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