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가 웹시작페이지 `멋대로`

얼마 전 D사의 인스턴트메신저를 내려받은 직장인 김씨(29)는 메신저 설치 후 갑자기 시작 페이지 설정이 바뀌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 처음 나타나는 시작페이지로 자신이 자주 방문하는 N사의 홈페이지를 설정했는데, D사의 인스턴트메신저를 설치하자 D사의 홈페이지가 시작페이지로 돼버린 것이다. 시작페이지를 다시 설정하긴 했지만 김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했다.

 포털업체들이 제공하는 인스턴트메신저나 온라인게임이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웹브라우저의 일부 설정을 자동변경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 드림위즈 등 주요 포털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게임이나 인스턴트메신저는 시작페이지를 자신의 포털 홈페이지로 자동변경시키는가 하면 기본메일 설정 역시 자신들이 제공하는 메일서비스로 전환시키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에따라 사용자가 특정업체의 인스턴트메신저나 온라인게임을 내려받으면 이들의 홈페이지가 시작페이지로 자동설정되거나 기본메일이 변경된다. 일례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메신저를 내려받아 설치하면 인터넷 접속시 시작페이지가 다음홈페이지로 나타나고 메일도 한메일이 기본으로 설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기능은 사용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게 설정해둔 웹브라우저의 기능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브라우저 설정을 다시 바꾸면 되지만 의사와 상관없이 설정이 변경되는 것은 기분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또 “PC초보자의 경우 브라우저 설정을 다시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등 포털업체측은 “인스턴트메신저나 온라인게임 설치시 사용자에게 설정변경에 관한 의사를 묻고 있으며 설치후 이 기능이 필요없다고 생각되면 쉽게 삭제할 수 있다”면서도 “고객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포털업체들이 이같은 설정변경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자사 사이트 방문율 및 사이트 이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됐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