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cdma2000 1x 단말기에 이어 cdma2000 EVDO(이하 EVDO)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3세대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 일본 업체들이 cdma2000 1x 인기에 힘입어 WCDMA 단말기를 공격적으로 선보이면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비동기 IMT2000인 WCDMA 사업권을 확보한 유럽 및 미국의 통신서비스업체들이 과도한 주파수 경매대금 등으로 사업시작을 미루고 있긴 하지만, 중국·미국·북중미 등지의 CDMA 사업자를 중심으로 동기식 IMT2000의 초기서비스격인 cdma2000 1x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3세대 단말기 시장을 놓고 한일 업체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cdma2000 1x에서 EVDO 서비스를 도입한 데다 메이저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컬러 경쟁까지 벌이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3세대 이동전화단말기 기술 및 시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초 ‘세계 최초 IMT2000 단말기’라는 수식어와 함께 EVDO 단말기를 선보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cdma2000 1x 단말기를 상용화한 데 이어 EVDO 제품도 최초로 내놓음으로써 3세대 기술 및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메이저업체들은 “EVDO 단말기 공급을 시작으로 IMT2000 단말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지영만 삼성전자 상무는 “한국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앞으로 열리게 될 3세대 단말기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CDMA 사업자인 KDDI가 지난 4월 cdma2000 1x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교세라·산요 등 일본 업체들이 3세대 단말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cdma2000 1x가 서비스 한 달 만에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으면서 NEC가 데이터통신을 주로 하는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업계 처음으로 폴더형 컬러단말기를 내놓는 등 컬러 및 디자인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NEC와 산요는 최근 WCDMA 컬러단말기를 선보였다. 유럽의 3세대 네트워크와도 연동되는 이들 제품은 조만간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J폰의 1000명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 업체들이 발빠르게 3세대 단말기를 선보이면서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회복해가고 있는 것이다.
배원복 LG전자 상무는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이 cdma2000 1x 도입을 서두르면서 중국의 3세대 단말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며 “일본 업체들이 기술적으로는 한국 업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