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CPU 가격 인하, 그래픽 기능을 지원하는 통합칩 출시, 환율 하락 등 PC 가격 인하에 필요한 제반 여건이 무르익은 데다 최근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일부 PC업체가 6월 중 PC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수요 진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나 삼보컴퓨터 등 메이저 PC업체들은 어차피 6월 한 달 동안 소비자의 이목이 월드컵에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PC 가격 인하로는 수요 진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며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PC 가격 인하 움직임은 일부 PC업체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99만원대 2㎓ PC까지 등장=세이퍼컴퓨터(대표 박종진)는 다음달 2.0㎓ 펜티엄4 PC와 17인치 완전평면 모니터를 포함한 패키지 모델을 99만원에 판매한다. 현재 대기업들이 2.0㎓ PC 본체를 대략 200만원 안팎에 판매하고 있어 대략 절반 가격으로 낮춰진 셈이다. 이 모델은 SIS650 통합 칩세트와 40Gb HDD, 52배속 CD롬드라이브, 256MB의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메모리를 장착했다. 운용체계로는 리눅스를 채택했다.
주연테크컴퓨터는 다음달부터 펜티엄4 2.0㎓ CPU와 윈도XP, 128MB DDR램, VIA266 칩세트를 탑재한 본체와 17인치 완전 평면모니터, 컬러 잉크젯 프린터, 그리고 컬러 평판스캐너를 포함한 패키지 제품을 홈쇼핑을 통해 120만원에 판매한다.
현주컴퓨터는 오는 6월부터 펜티엄4 2.0㎓, 256 DDR 메모리, 60Gb HDD, 지포스2Mx 400을 탑재한 PC 본체에다 17인치 완전평면 모니터를 포함한 패키지 모델을 전달에 비해 10% 인하한 139만원에 판매한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은 아직까지 6월 모델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대폭적인 가격인하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쇼핑 채널들도 저가 PC로 수요 유도=홈쇼핑 채널들도 비수기 수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중저가 PC를 선보이고 있다. CJ39쇼핑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현주컴퓨터의 AMD 1700+ CPU를 탑재한 PC를 99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PC제품의 경우 최근까지 140만원대 제품이 주를 이뤘으나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PC 판매단가를 낮춰 매출을 올리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CJ39쇼핑은 이날 방송을 통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지난 22일에도 앵콜 방송을 편성해 2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전체 PC시장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2회 방송을 통해 4000여대의 PC를 판매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22일 세이퍼컴퓨터의 1.7기가 펜티엄4 PC를 99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약 60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CJ39쇼핑 관계자는 “최근 PC 시장이 수요가 극도로 침체된 비수기인 점을 감안해 중저가형 기획 상품을 편성한 것”이라며 “특히 최근 세컨PC에 대한 수요도 점차 살아나고 있어 99만9000원대 상품이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