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증시는 반도체 약세와 제2의 테러위협이라는 이중 악재에 시달리며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지수 모두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전주의 상승랠리를 접고 급락세로 출발했던 나스닥 시장은 주간장 마감일인 24일에는 전날보다 2.13%(36.14포인트)나 더 떨어지며 1661.49로 마감했다. 주간장 첫날 나스닥지수인 1701.59와 비교할 때 5거래일 동안 무려 4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나스닥 폭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반도체와 하드웨어주들의 주가 급락과 테러 위협으로 급속히 냉각된 투자의욕을 꼽고 있다. 더구나 나스닥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우려감도 지수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물론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22, 23일 이틀간 소폭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22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 등 대형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상승세를 주도했으며, 23일에도 소프트웨어,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이 모든 장내 반등 분위기도 장외에 널리 퍼진 테러 위협이라는 악재를 뛰어 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상승폭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24일에는 대부분 주가가 동반 추락, 주중 상승세를 완전히 희석시키고 말았다.
이같은 장전반의 약세 분위기와는 별개로 버라이존와이어리스, 퀄컴 등 대형 통신주들은 새로운 통신 서비스 등의 재료를 기반으로 주가 강세를 보였다.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SK텔레콤과의 자동로밍서비스 계획으로 상승세를 탔고, 퀄컴은 휴대폰 인터넷 검색 원천기술(브루)에 대한 전세계의 수요 확대 전망으로 매출액 성장률이 4∼8%를 유지할 것이란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이번주는 27일이 메모리얼 데이인 관계로 3일간 휴장함에 따라 휴장후 주가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요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테러위협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에서 단기간내 투자의욕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 등의 전세계 반도체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당장 며칠안에 긍정적으로 바뀌기에는 난망한 상황이어서 향후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