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IT포럼>주제발표-SK그룹, 중국진출전략

◆SK차이나 한문기 기획부장

 

 지난 70년대 이후 고속성장하던 한국경제는 2000년대 들어서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경제 지표를 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10%의 고성장 추세를 유지하다가 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와 더불어 경쟁 과열,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는 한국경제 내부에 새로운 전략수립을 요구했고 각 기업은 WTO 체제에 맞는 새로운 경쟁전략을 서둘러 마련했다. SK그룹의 글로벌화 전략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중국시장은 성장기대치가 높다.

 WTO 가입 이후로 중국의 앞날은 개방경제 체제로의 빠른 변화가 예상된다.

 이동통신부문에서 이미 단말기부문이 개방됐고 WTO가입이 3년째에 접어들면 이동전화서비스 사업부문도 개방된다. 인터넷부문 역시 정보통신부문과 유사한 시점에서 개방될 것이다. 향후 5년 이내에 생명공학, 에너지 등도 개방화 과정을 겪을 것이다.

 SK는 이와 같은 중국경제의 개방, 성장속도, 인접성 등을 고려해 중국을 제2의 성장축으로 삼아야 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SK의 중국진출 전략은 중국기업 SK를 만드는 현지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중국시장의 특이한 점은 자국내에서 시장지배력을 갖춘 제품을 갖고 오더라도 실패한다는 점이다. 바로 비즈니스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SK는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이 이뤄진 이후에 비즈니스에 나서는 이른바 단계적 전략을 수립하게 됐다. 인프라 구축은 중국의 정보화 단계, 커뮤니티 관계, 법률, 재무,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원칙아래 SK그룹은 지난 99년 12월 베이징에서 CEO들이 모여 중국진출 전략을 수립했고 SK차이나를 설립했다. SK차이나 대표는 중국 현지인인 시애청이다. SK차이나는 인프라 구축, 사업지원부서로 구성돼 있다. SK그룹 대중국 진출전략은 SK차이나가 중국내 인프라를, SK그룹 계열사는 자본을 지원하는 협력체제 모델로 구축돼 있다.

 SK그룹의 대중국 진출 전략시 핵심사업은 텔레콤, 생명과학, 에너지 등 세개 분야다.

 IT부문은 이동데이터 시장을, 생명과학부문은 중의·중의약 부문에서 생산과 판매를, 에너지화학부문은 점진적으로 진출하되 이를 통해 현금을 창출하면서 비즈니스 마케팅 거점, 홍보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문은 모바일 시장이다. 중국내 모바일 부문은 현재 시장은 크지 않지만 향후 거점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권역이다. 주요 사업 아이템은 TCM, 모바일 토털, 모바일 플랫폼, 모바일 콘텐츠, SI 등이다. 모바일 네트워크, 모바일 디바이스, 브로드밴드 포털 등도 눈여겨 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단순한 생산시설 이전, 비용 절감 등의 단기전략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SK전략의 핵심은 기술과 비즈니스의 경험, 자본을 갖고 중국기업과의 결합, 중국시장에서만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창출된 가치는 한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사업에 참여했던 고객, 정부, 종업원 , 경제와 사회에 골고루 분배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SK가 수립한 대중국 진출 전략이며 이는 우선 2010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