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박람회 ‘E3 2002’가 24일(현지시각)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E3에는 전세계 450여개 게임업체가 참가, 지난해 보다 20% 가량 증가한 1000여편의 게임을 출품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내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9% 줄어든 6만여명에 그쳤다.
이번 E3에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콘솔 네트워크 게임이 처음 공개됨으로써 향후 콘솔 게임에도 ‘온라인 바람’이 거세게 불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 게임업체는 이번 E3에 모두 33개 업체가 참가, 지난해와 비슷한 2억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특히 그라비티, 판타그램인터랙티브 등 몇몇 국내 업체들은 이번 E3를 계기로 미국 현지법인 설립을 가시화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콘솔 네트워크 게임 핫이슈=이번 E3의 최대 이슈는 단연 콘솔 네트워크 게임의 등장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는 이번 E3에서 그동안 개발해 온 콘솔 네트워크 게임을 대거 공개, 콘솔 네트워크 게임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특히 MS는 콘솔 네트워크 게임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에 2005년까지 무려 20억달러의 거금을 투입키로 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맞서 소니는 ‘이더넷포터’와 ‘하드디스크’가 포함된 새로운 플레이스테이션2(PS2)을 시판키로 하는 등 맞불작전을 펼쳤다. 반면 닌텐도는 불후의 명작 ‘슈퍼마리오’의 최신판인 ‘슈퍼마리오 선샤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로 승부수를 띄울 뜻을 내비쳤다.
국내 업체로는 판타그램인터랙티브가 X박스용 네트워크 게임 ‘킹덤언더파이어:크루세이더’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콘솔·온라인 강세속 PC 퇴조=지난해 말 MS의 X박스가 출시된 이후 처음 열린 이번 E3에는 비디오 콘솔 게임 타이틀이 전체 출품작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 전세계 게임시장이 콘솔 게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또 콘솔 네트워크 게임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에버퀘스트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워즈 온라인’ ‘리니지2’ 등 대작 온라인 게임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 향후 온라인 게임이 주요 플랫폼으로 급부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반면 PC게임의 경우 ‘둠3’ ‘언리얼토너먼트2’ 등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화제작이 없었다.
◇국내 업체 수출상담 호조=한국공동관과 독립부스를 마련한 국내 33개 업체는 이번 E3에서 2억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22개 업체가 이번 E3에서 총 1억5000만달러의 수출계약 및 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 단독부스로 참가한 11개 업체 가운데에는 판타그램이 5200만달러, 한빛소프트가 500만달러, 그라비티가 180만달러 등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으며 교육용 게임업체 르벡이 200만달러, 온라인 게임업체 트라이글로우픽처스가 3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메이저 업체들이 참가하는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에 대형 독립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끈 그라비티, 판타그램 등은 이번 E3를 계기로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