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소비자반발로 CDRW 판매 타격 우려

 광저장장치 분야의 선두업체인 LG전자가 최근 소비자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 LG전자는 그간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 신제품을 한발 앞서 출시하며 국내 CDRW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유통시장과 OEM 시장에서 맹주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 CDRW의 버퍼메모리를 소비자에게 공지하지 않고 8메가에서 2메가로 낮춘 것이 빌미가 돼 소비자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초 40배속 신형 CRRW와 32배속 제품의 가격을 20% 가까이 내리는 파격적인 정책을 구사하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달말 삼성전자가 40배속 신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던 점을 감안할 때 LG전자가 가격공세를 통해 삼성전자 신제품을 견제하고 고배속 CDRW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와중에 LG전자는 가격인하를 겨냥, CDRW의 버퍼메모리를 기존 8메가에서 2메가로 줄였으나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해 제품 구매자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LG전자측은 “최근 CDRW에 슈퍼링크 기능을 추가하면서 불필요하게 사장되는 버퍼메모리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제품 가격도 낮춘 만큼 소비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자는 제품 스펙에 커다란 변동사항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을 뿐 아니라 모델명도 바꾸지 않고 판매한 것은 명백한 눈속임 행위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베타뉴스·케이벤치·브레인박스 등의 게시판에는 LG전자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는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LG전자 CDRW 판매도 주춤하고 있다. 용산에서 CRRW를 판매하는 업체의 관계자는 “버퍼메모리 문제가 불거진 후 LG제품 판매가 평균 40% 이상 감소하고 있다”며 “매장을 찾는 상당수 소비자가 버퍼메모리 문제를 언급하며 삼성이나 외산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 밖으로 거세지자 LG전자측은 버퍼메모리를 2메가로 줄여도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 이번주초 결과를 소비자에게 공지하는 등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