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내장되는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이 이동통신사업자 및 단말기업체와 로열티 협상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제까지는 국내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이 로열티를 받은 선례가 없어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 이동통신사와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공급계약을 앞두고 있는 I사는 단말기업체와 로열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D사도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업자와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솔루션 탑재 대가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휴대폰용 주문형비디오(VOD) 솔루션을 개발, 이동통신사에 공급하고 있는 O사 역시 VOD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면 자사 솔루션을 탑재하는 단말기업체로부터 로열티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외에 다른 몇몇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도 개발중인 솔루션을 이동통신사에 공급하게 되면 로열티를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휴대폰에 기본으로 내장되는 솔루션인 만큼 로열티를 받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이동통신사업자와 단말기업체들이 로열티 지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업체들은 이동통신사업자의 주문에 따라 솔루션을 탑재하는 것이므로 단말기업체는 로열티 지급 문제와 무관하다며 이동통신사업자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무선인터넷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솔루션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할 경우 단말기 가격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이유로 로열티 지급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솔루션업체들은 솔루션업체가 살아남아야 무선인터넷 시장도 존재하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열티는 기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솔루션을 단말기에 탑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라는 강자의 논리가 통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선인터넷 시장규모를 키워나가기 위해 로열티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의할 필요는 있겠지만 솔루션업체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로열티는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현재 휴대폰에 내장되는 솔루션을 개발한 국내 업체들은 로열티 대신에 이 솔루션을 기반으로 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하는 CP들과 수익을 분배하는 수익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솔루션이 탑재된 단말기가 몇백만대씩 보급돼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솔루션업체들이 많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콘텐츠서비스로부터 일어나는 매출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