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조회(VAN)시장 지각변동 조짐

 신용카드조회 시장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시장점유율 1, 2위인 한국정보통신과 케이에스넷이 요즘 들어 극히 보수적인 경영자세로 돌아선 반면, KMPS 등 후발업체들은 공격적인 시장진입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군소 사업자군으로 뚜렷하게 구분됐던 신용카드조회시장에 지각변동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선발업체 중심의 구조조정 움직임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국정보통신(대표 오윤택)은 27일 가맹점 무상임대 단말기 지원정책을 공식 포기한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체질 개선 차원에서 단행한 이번 조치는 그동안 영업관행으로 굳어졌던 무상단말기 지원을 사실상 접는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선두기업인 한국정보통신이 이같은 조치를 공식화함으로써,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보통신측은 “단말기 무상임대가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을 부채질하면서 기업 재무구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면서 “시장 영업관행에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는 이미 예고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한국정보통신과 케이에스넷은 그동안 서로 물고 물리는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무상단말기 공급을 핵심전략으로 채택해왔으나, 올들어 재무구조가 악화될 기미가 보이자 암암리에 철회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관측이다. 이에 비해 이니시스와 SK가 출자한 후발업체인 KMPS는 지난해 이후 무상단말기 공급 등 공격적인 시장진입 전략을 지속해 현재 점유율이 10%선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스넷(대표 김일환)도 지난해 김일환 사장 취임 이후 내실경영과 구조조정을 기치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케이에스넷은 지식포털 ‘엑스퍼트’를 오는 7월 20일자로 폐쇄하는 한편, 온라인서비스 확대를 위해 개설한 개인자산관리(PFMS)서비스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지불결제·펌뱅킹 부문에 집중키로 하고 새로운 사업을 적극 모색중이다.

 한국정보통신과 케이에스넷의 이같은 변화는 각각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오윤택 사장과 김일환 사장의 취임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사의 경영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두 회사가 출혈경쟁을 주도해왔고, 지난 수년간 신규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최근의 움직임을 볼 때 양사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이며 또 한번 시장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