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RC, 최고 IT개발을 꿈꾼다](12)인터뷰-이인권 센터장

 “세계적인 3D그래픽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래픽기술을 연구하는 개발진과 작품을 만드는 애니메이터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3D그래픽은 최근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아주대 게임애니메이션센터의 이인권 센터장(미디어학부 교수·37)은 3D그래픽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산학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국내 제작 여건에 대해서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뛰어난 3D 창작품을 기획해 놓고 이 작품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그래픽 구현에 대해서는 관심이 낮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아울러 그는 “‘슈렉’을 제작해 유명해진 미국의 PDI사의 경우 애니메이터를 서포트하는 기술연구 인력만도 무려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꾸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국내업체들은 인력수급에 대한 어려움을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인권 센터장은 3D 애니메이션 기술 향상을 위한 6대 과제를 설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센터장을 비롯한 40여 연구원들이 국산 창작품을 분석하고 제작사들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파악해서 선정한 것이다.

 “새로운 3D그래픽 작품을 제작할 때 현재 개발돼 있는 3D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이 대략 전체의 30% 가량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3D 그래픽에 대한 ‘플러그인’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서 충분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아울러 산학협력을 통해서 업계와 학계가 모두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별도의 연구진이 없는 업계에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떤 기능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업계와 함께 연구하지 않은 학계는 업계에서 제작하는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는 국내 제작사들이 현재와 같은 제작환경을 이어갈 경우 한국 3D 애니메이션 기술의 발전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3D 애니메이션 창작 열풍이 불면서 상당수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지만 단순히 기존 기술에만 의존할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업체들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중국, 대만 등지에서도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단기간내에 추월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국내 프로그래밍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업계에서 적극 나설 경우 빠른 시일내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자신한다.

 “국내업체들이 3D 작품 창작에 뛰어든지가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 관련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도기로 판단됩니다. 학계에서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관련 인력이 대거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 관심을 갖는다면 향후 뛰어난 그래픽 작품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