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IMT2000 장비입찰과 관련, 민영화 이후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 LG전자 측에는 우호적인 반면 삼성전자 측에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향후 통신장비시장 경쟁구도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자사 민영화에 적극 참여한 LG전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한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28일부터 시작되는 KT의 자회사인 KT아이컴의 장비구매 입찰전을 비롯해 홈네트워크사업, 차세대네트워크(NGN) 구축사업, 교환기 교체사업 등 장비구매사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향후 장비구매전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이 흔들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선 지분매각을 전후해 KT가 삼성전자 측을 방문해 KT의 조달규모와 이에 따른 삼성 측의 역할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사실상 거부당한 반면 LG 측은 보다 성실한 자세로 매각에 협조를 한 데 따른 부가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장비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의 자회사인 KT아이컴은 최근 삼성전자·LG전자·노텔네트웍스·에릭슨 등 4개사를 대상으로 기술협의(SDR)를 끝내고 지난 25일부터 최종 가격제안서를 접수, 이번 주말이나 6월초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월드컵 기간중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자사의 초고속통신망(ADSL)에 LG전자가 개발한 홈네트워킹 솔루션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홈네트워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홈네트워크사업은 특히 ADSL망을 기존 가전제품과 연결, 원격제어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으로 정보가전시대의 협력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현재 구매중인 차세대네트워크 구축사업용 액세스 게이트웨이 구매입찰과 이동통신 자회사인 KFT의 이동통신 장비구매전 역시 LG전자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장 이번주부터 있을 장비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우위확보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KT 장비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정부보유 KT지분 매각 전 KT는 삼성전자 측을 방문해 KT의 조달규모와 이에 따른 삼성 측의 역할에 대해 모종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향후 2조2000억원 규모의 조달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삼성 측에 유리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