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도 네트워크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르노삼성 등 완성차업계는 올들어 자동차 내부의 모든 전장부품을 차량용 디지털 네트워크(CAN:Controller Area Network)로 통합시켜 자동차가 스스로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외부와 통신하는 이른바 ‘꿈의 자동차’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업계는 CAN기반의 차세대 전장부품과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 본격적인 디지털 자동차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 안에 CAN기반 네트워크가 깔리게 되면 차량부품 하나하나가 운전중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해 지능을 갖고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주행중 차량에 이상이 발생하면 엔진속도가 자동으로 떨어지고 안전벨트가 조여든다. 또 차량 뒤에선 비상등이 켜지며 카오디오에선 이상을 알리는 목소리가 반복해서 나오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04년 초반 출시할 중형차 모델인 NF쏘나타에 복잡한 전기배선을 대부분 없애고 엔진ECU, 와이퍼, 도어로크까지 모든 전장부품을 100% CAN기반 네트워크로 통합시킬 계획이다.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자체 중형차 모델에 차량용 네트워크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올초부터 출시하는 SM5 전차종의 운전석 대시보드, 차량도어에 한국델파이와 공동 개발한 CAN기반의 차량용 컨트롤러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차량부품의 네트워크화가 자동차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아래 하반기 출시할 SM3모델과 개발중인 SM5 후속기종의 경우 차량용 네트워크 적용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자동차도 차세대 대형 승용차(P100)에 굵은 전선다발 대신 차량용 네트워크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쌍용차는 자체 네트워크망을 통해 각 차량부품의 이상유뮤를 실시간 점검하는 렉스톤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년말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업계도 디지털 네트워크와 연동하는 차세대 전장부품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부터 지멘스와 제휴해 자동차 내부에 연결된 전선과 기계식 릴레이를 네트워크 선으로 대체하는 CAN기반의 컨트롤러 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11월까지 엔진ECU, TCU를 통합 제어하는 네트워크부품을 국산화하고 시험과정을 거쳐 현대차의 EF쏘나타 후속기종에 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차량용 네트워크기술이 본격 적용되는 2004년을 기점으로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연간 5000억원 규모로 두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현대오토넷과 차량용 네트워크부품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이밖에 한국단자공업·경신공업 등 차량용 커넥터업체들도 차량용 네트워크와 통신기능을 지닌 스마트커넥터 및 정션박스 개발에 들어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