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비메모리사업 `독자행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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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상호) 비메모리사업부문의 독자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비메모리부문인 ‘시스템IC SBU’를 ‘시스템IC컴퍼니(총괄 허염 부사장)’라는 사내 회사로 분리, 외자유치를 통해 별도법인으로 분사시킨다는 자구방안이 하나하나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표참조  

 하이닉스는 최근 ‘시스템IC컴퍼니’가 운영할 전용 반도체 일관생산라인(FAB)으로 0.18미크론(1㎛은 100만분의 1m) 공정의 메모리·비메모리 혼용 라인인 청주 팹5를 비롯, 청주 팹2 및 팹4, 구미팹 등 5개 팹을 배정하고 신규 법인으로 옮겨갈 인원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주요 조직 인선도 마무리됐다. 하이닉스는 이미 관리총괄 책임에 노화욱 상무(CAO), 생산총괄본부장 및 표준제품(SP) 사업본부장에는 황태형 전무와 최성현 전무를 각각 선임했다. 연구소장에는 이대훈 상무를 임명했다.

 ‘시스템IC컴퍼니’는 이를 통해 앞으로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LCD구동IC(LDI),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표준 비메모리 제품 생산 및 판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독자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이처럼 하이닉스 비메모리사업부문이 독자행보를 계속하는 것은 메모리사업부 매각에 의해 빚어지는 외풍(?)에 시달리지 않고 독자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포석이다. 만약 외자유치이 성공한다면 ‘어미보다 나은 자식’으로 하이닉스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사실 시스템IC컴퍼니의 주력제품인 CMOS 이미지센서는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0.18∼0.25㎛급 TSMC 표준 CMOS 파운드리 부문도 전략적 제휴선인 시러스로직·비아·아날로그디바이스 등에서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 0.18㎛ 공정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인 상황도 매력적인 요소다.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 분사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증시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대주주’인 하이닉스에 제공, 부채상환을 돕도록 하는 자구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채권단이 과연 이같은 하이닉스측의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인지와 외자유치가 가능한가에 달려있다. 채권단은 현재 도이체방크를 통해 실사를 진행중인데, 늦어도 7월 말에는 하이닉스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해 사업부문별로 해외에 매각하는 한편, 다음달 1일 출자전환과 7월 중순 주총을 소집해 이사진 교체 등 대주주 자격으로 하이닉스 경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하이닉스 경영권을 장악한다 해도 하이닉스가 마련한 비메모리 독자경영 방안보다 획기적인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 고민이다. 특히 무조건 매각하지 말고 외자유치를 통해 실익을 더 거두자는 하이닉스측의 주장이 현실성 있다는 실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외자유치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종합반도체(IDM) 및 팹리스(FABless)업체들이 아웃소싱을 늘리면서 하이닉스가 대상에 오르고 있는데다 중국업체들이 아직도 하이닉스에 미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전압이 필요한 비메모리 제품군은 0.25∼0.35㎛ 공정도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등 비메모리부문의 ‘주가’를 상대적으로 높일 수 있는 여지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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