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업계 `고사위기`

 일본의 2차전지 소재업체들이 최근 국내업체들을 대상으로 파상적인 저가공세에 나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국내 중소 2차전지 소재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2차전지 생산국인 일본의 2차전지 소재업체들이 올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시장을 겨냥, 리튬코발트옥사이드·탄소재·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전해질 등 주요 2차전지 소재 공급가를 최근 지난해 말 대비 10∼20% 정도의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일본화학·간사이열화학·토넨 등 일본의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5월 말 현재 지난해 말 대비 리튬코발트옥사이드(㎏당)를 13%, 전해질 18%, 세퍼레이트 15%, 음극소재 10% 이상 하락한 가격에 LG화학·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 셀업체들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중국 소재업체들까지 국내 2차전지 소재시장에 가세, 전반적인 공급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대백신소재·제스이켐 등 국내 소재업체들은 기술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일본의 파상공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본 소재업체들의 가격공세가 계속되면 당초 계획한 올해 매출목표 달성은 커녕 그동안 개발해 온 2차전지 소재 국산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더구나 LG화학·삼성SDI 등 소재 구매업체들도 비용절감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일본산 소재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의 구매담당 관계자는 “소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재료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감소했다”며 외산을 사용하는 데 따른 이점을 포기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일본 소재업체들은 이미 감가상각을 끝낸 상태에다 단가하락이 장기화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반면 국내업체들은 생산능력이나 운영자금 보유 면에서 일본업체들에 뒤지기 때문에 그들이 저가공세에 나설 경우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본 소재업체들의 대대적인 가격공세는 하이테크 부품 분야에서 한국업체에 잇따라 밀리는 데 대한 자구책으로 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예컨대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2차전지부문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다. 따라서 한국 등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일본업체들의 공세는 핵심소재류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