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까지 국내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의 50%를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방식으로 전환한다.”
정통부와 한국소프트웨어컴포넌트컨소시엄(KCSC·회장 김홍기)이 공동으로 마련중인 ‘SW컴포넌트 산업발전 종합육성책’의 골자다. 향후 5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입해 컴포넌트SW를 중장기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이번 계획은 산업계는 물론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SW개발을 위한 조립 부품을 의미하는 컴포넌트SW는 무엇보다 ‘재사용’이 가능하고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해주는 것은 물론 유연성 및 통합성을 요구하는 웹서비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SW업계의 최대 화두로 대두됐다.
최근에는 비단 SI업체뿐만 아니라 컴포넌트SW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표준제정과 유통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사실 대학을 비롯한 학계에서 컴포넌트 기반의 SW개발론이 대두된 것은 오래된 일이다. 이 부문 학계의 대부라 불리는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경환 교수(61) 등은 이미 10년 전부터 컴포넌트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계의 연구활동은 다소 뒤처졌다. 그도 그럴것이 90년대 이전 구조적 방법론에서 시작해 90년대 초반 정보공학 방법론, 90년대 후반 객체지향 방법론으로 이어지는 SW개발 방법론의 역사 속에서 국내 산업계는 여전히 60∼70%가량이 정보공학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객체지향 방법론에서 한단계 진보한 CBD로의 전환은 요원한 것처럼 보였지만 99년 7월 정부가 ‘컴포넌트 기술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부문에 대한 산업계의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컴포넌트SW 연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부문의 초석을 마련한 인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길록 원장과 한국SW진흥원 이단형 원장을 꼽는다.
오길록 원장(57)은 68년 서울대 천문기상학과 졸업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소·한국전자기술연구소·ETRI 등을 두루 거치면서 컴퓨터·SW 연구에 몰두해왔다. 200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KCSC 초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컴포넌트SW 산업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다. 오 원장은 정부의 SW컴포넌트 산업활성화 계획에 따라 국내 SW산업계에 컴포넌트 기술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보급하는데 앞장섬으로써 컴포넌트 산업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99년부터 3년간 정통부의 SW컴포넌트 산업계획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컴포넌트 개발 지원도구인 코발트의 상세설계 및 구현을 위한 통합 연구작업을 이끄는 등 컴포넌트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서울대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하고 KIST시스템공학연구소·ETRI·LGCNS를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단형 원장(55)은 KCSC의 컴포넌트표준화포럼 의장으로 표준화와 관련된 기틀 확립에 여념이 없다.
2000년 6월부터 의장을 지내고 있는 이 원장은 이 포럼을 통해 CBD 용어표준화를 비롯해 컴포넌트 개발명세표준, 유통명세표준, 시험평가 가이드라인 등 분과별로 추진중인 다양한 표준개발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W컴포넌트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SW공학 국제표준화(ISO/IEC JTC/SC7) 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SW아키텍처, 제품라인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고 컴포넌트 표준화 그룹인 OMG(Object Management Group)와의 기술협력에도 나서는 등 컴포넌트의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조성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 두 인물이 SW업계에 몸담았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컴포넌트SW 연구에 힘을 실어주었다면 대형 SI업체들은 기업연구소를 통해 각사별로 컴포넌트 기반개발 방법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컴포넌트 연구계에는 90년대 하반기부터 이 분야에 주력하기 시작한 젊은 연구인력들이 두드러진다.
SI업체 가운데 삼성SDS는 첨단SW공학센터를 통해 CBD 개발부문에서 눈에 띄는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삼성SDS 최고기술책임(CTO) 및 첨단SW공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준성 상무(48)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 박 상무는 삼성SDS에서 CBD 기반의 선진 유지보수 관리시스템 개발 과제를 비롯해 삼성생명 등 실제 프로젝트를 CBD와 연계시키는 과제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정통부가 주관하는 SW컴포넌트 공모사업의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협업 공급자망관리(SCM)’ 솔루션 컴포넌트 개발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또한 설립 초기부터 KCSC 운영에도 적극 참여, 현재 컴포넌트표준화포럼 응용표준분과 위원장과 KCSC 운영위원직을 겸하고 있다. CBD와 관련된 각종 국내외 콘퍼런스마다 빠짐없이 강사로 초빙될 정도로 이 부문 연구경험이 풍부하며 ‘CBD소고(2001)’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컴포넌트 기반 개발방법(2001)’ 등 다양한
관련 서적을 집필하기도 했다.
현대정보기술 정보서비스사업본부를 이끄는 이영희 전무(50) 역시 기업내 컴포넌트SW 프로젝트와 국책 연구과제에 두루 참여해온 인물로 거론된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이후 현대전자 정보시스템 및 SW연구부문에 줄곧 몸담아온 이 전무는 98년 말 남궁석 전 정통부 장관 취임 직후 ETRI와 미국 정부의 컴포넌트SW 산업발전 모델을 참조해 국내 컴포넌트SW 산업육성 방안을 기획 발표함으로써 정부차원의 육성정책 수립에 산파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현대정보기술에서 비교적 정형화돼 있고 수출 가능성이 높은 금융, 헬스케어 영역의 CBD 기반 솔루션 개발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등 끊임없이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비트컴퓨터 전진옥 기술연구소장(43)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ETRI 소프트웨어공학연구부장, 실시간컴퓨팅연구부장, KCSC 컴포넌트표준화포럼 부위원장 등을 거치며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다. ETRI 재직 당시에는 컴포넌트 기반 기술개발 연구책임자로 활약했으며 현재 비트컴퓨터에서 기존 병원정보 솔루션의 컴포넌트화와 컴포넌트 기반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보급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LGCNS 김영온 정보기술연구소장(43)도 87년부터 LGCNS에 근무하면서 객체 및 컴포넌트 방법론 연구에 꾸준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90년 통합CASE를 적용한 보통예금 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사차원의 재사용을 위한 컴포넌트 개발에 이르기까지 LGCNS가 컴포넌트SW 기술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는 평가다.
한진정보통신의 이태호 기술연구소장(51)과 한전KDN 이주연 기술연구센터장(51)은 각각 특화된 영역에서의 컴포넌트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태호 소장은 KCSC 설립 초기부터 부회장사로 참여하는 한편 KCSC에서 주관하는 영역 컴포넌트 아키텍처 사업에서 항공기 정비분야에 대한 설계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주연 센터장은 77년부터 한전에 머물렀던 이력답게 CBD방식의 전자세금계산서와 원자력발전소 자재관리업무에 대한 CBD방식 적용 등을 연구하고 있다.
화이트정보통신의 임춘봉 상무와 넥스젠테크놀러지 류형규 부사장(40) 등은 컴포넌트SW 전문업체에 종사하면서 한 우물을 파온 연구인력들이다.
특히 임 상무는 데이콤SW기술연구소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방법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컴포넌트포럼 개발표준분과 위원장을 지내면서 각종 표준 마련에 힘을 쏟았다. 넥스젠테크놀러지 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류 부사장도 모델주도형아키텍처(MDA) 기반의 CBD 개발방법론 연구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넥스젠을 CBD전문업체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기업연구소에서 컴포넌트 연구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통부의 컴포넌트 관련 프로젝트 연구개발 작업이 이뤄지는 ETRI 컴퓨터SW연구소 SW공학부에는 박창순 부장(51)을 주축으로 컴포넌트공학연구팀 신규상 팀장(48), SW재사용연구팀 양영종 팀장(46), SW프로세스연구팀 김진삼 팀장 등이 포진해 있다.
박창순 부장은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하고 77년 KIST 연구원으로 출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슈퍼컴퓨터센터장, 시스템공학연구소 네트워크컴퓨팅연구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박 부장은 지난해부터 2003년까지 이어지는 컴포넌트 개발방법론(마르미Ⅲ)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2004년까지 MDA 기반 통합기술 개발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들 ETRI 연구진은 현재 마르미Ⅲ 2.0 버전을 개발 중이며 컴포넌트 생성 지원도구(코발트 컨스트럭터)와 컴포넌트 조립 지원도구(코발트 어셈블러)를 개발, 상용화하는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IT시험센터의 신석규 팀장(46)은 TTA 참여 이전부터 ETRI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마르미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부문의 SW컴포넌트 연구에 기여했던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신 팀장은 최근 TTA에서 SW컴포넌트 품질평가모델 및 품질표준화방안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