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화 KISTI 원장

 “조직체계가 서로 다른 두 기관을 합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통감했습니다. 통합과정에서 서로 피해자라는 양기관의 인식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으니까요.”

 국내 과학기술 정보 서비스의 양대 축인 산업기술정보원(KINITI)과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를 지난해 통합, 1주년을 맞은 조영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49). 그는 한때 통합에 반대하는 기관 직원들로부터 출근 저지까지 받으며 마음고생을 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한 쪽 가슴이 저미어 온다.

 “당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던 직원들의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더 힘들었습니다. 이제 노조의 통합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직원 60여명을 아무런 다툼없이 구조조정하는 등 무난하게 통합작업을 일궈왔기에 앞으로는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질적인 기관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는 무엇보다 목표가 정해지면 탱크처럼 밀고나가는 그의 과단성있는 추진력이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아랫사람을 끌어안는 포용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치적인 수완 등이 더해져 성공하기 힘들다는 기관통합을 커다란 과오없이 해낼 수 있었다.

 특히 다른 기관에 비해 첨예한 직원간 갈등과 반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까지 1년밖에 안걸린 일은 상호간의 윈윈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한 그만의 독특한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그는 정부를 설득하거나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일 등 자신이 곤란한 입장에 처하더라도 결코 피하지 않는 강직한 스타일이다. 서로 머리를 맞대 부딪치고 대화의 물꼬를 트면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대전 본원으로 주사무소를 옮긴 지는 1년이 채 안됐지만 빠르게 안정돼 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합심해서 일을 하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지금까지는 통합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면 이제부터는 업무중심으로 기관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는 현재 설치중인 세계 4위 규모의 슈퍼컴 3호기를 기반으로 바이오인포매틱스 사업과 유휴과학자 활용이라는 KISTI만의 강점을 살려 국가 과학기술 정보서비스를 위한 2010프로젝트를 최근 내놓았다. 세계 5위권에 드는 과학기술 지식정보 인프라 기관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지난 4월 정보통신의 날에는 이런 노력이 정부로부터 평가받아 우수기관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그는 앞으로 과학기술지식, 정보의 포털체제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프라의 근간을 다지는 데 진력할 계획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